[안성 화재] "한 명이라도 더 구하겠다"…지하층 들어간 소방관 순직

입력 2019-08-06 20:58  


6일 경기 안성시 박스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서 생존자를 한명이라도 더 구하겠다며 지하층에 뛰어 들어갔던 40대 소방관이 숨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투철한 직업의식을 발휘하다 순직한 소방관은 안성소방서 양성지역대 소속 석원호(45) 소방장.
석 소방장은 2004년 3월 소방에 입문한 15년 차 베테랑으로, 화재 현장에서는 언제나 솔선수범했던 모범소방관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화재에서도 가장 먼저 현장에 투입됐다.
석 소방장은 양성지역대 동료들과 함께 화재 발생 5분 만에 현장에 도착, 진화 작업을 벌였다.
석 소방장은 불이 난 지하층에 공장 직원들이 남았을 수도 있다고 판단, 망설임 없이 구조에 나섰다가 예기치 못한 폭발로 인해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온몸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사인은 두개골 파열 등으로 전해졌다.
슬하에 10대 자녀 2명을 둔 석 소방장은 부친(72)을 모시고 살며 성실하게 살아가던 가장이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는 송탄소방서와 화성소방서, 안성소방서 등을 거치며 매사 헌신적으로 업무에 임했다고 한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석 소방장은 2008년 경기도지사, 2011년 소방서장으로부터 포상을 받았다.
동료들은 "석 소방장은 모든 소방관에게 `먼저 진입하고 나중에 나온다`는 소방 정신을 몸소 보여줬다"며 "그의 용기와 살신성인 정신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그의 빈소는 안성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장례 절차와 관련해 유족과 논의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순직한 만큼 경기도청장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석 소방장과 함께 현장에 출동한 이돈창(58) 소방위도 폭발 충격으로 얼굴과 팔에 1∼2도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건물 바깥에서 급수를 지원하는 일을 하다가 폭발의 충격으로 인한 사고를 당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1시 15분께 안성시 양성면 종이상자 제조공장에서 폭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소방관 2명이 사상하고, 공장 관계자 등 9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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