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이 2025년 본격적 경쟁체제에 들어갈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중남미 등에서 원재료의 안정적 확보에 힘써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가 오늘(14일) 발표한 `유럽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육성정책 주요내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서 전기차는 전년 대비 33% 증가한 40만8천대가 판매됐고 2025년에는 400만대 이상 판매될 전망이다.
유럽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전기차 원가의 40∼50%를 차지하는 배터리 시장도 2025년에는 2천500억 유로(33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생산은 점유율 69%인 중국에 이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유럽산은 4%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아우디, 볼보 등 유럽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10년간 1천450억 유로(약 196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 확보에서 핵심소재 연구개발(R&D), 제조와 사용 및 재활용까지 자급 생태계 구축을 위해 2017년 유럽배터리연합을 출범시켰다.
보고서는 "LG화학(폴란드), SK이노베이션(헝가리), 삼성SDI(헝가리)가 발빠른 현지 투자로 유럽 배터리 공급사슬에서 중요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유럽 완성차 업계의 투자가 완료되고 자체 배터리가 본격 생산될 2025년경부터는 본격적인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LG화학의 경우 유럽지역 생산능력을 유럽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1위 규모인 7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고, SK이노베이션도 기존 헝가리 코마롬 공장 생산 확대를 위해 약 1조 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이어 "우리나라는 배터리 및 소재 분야에서 기술 강국이지만 배터리 원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원료의 자체 수급이 취약하다"면서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 방안은 물론 차세대 배터리 개발,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 인재 양성, 관련 규제 개선 및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핵심원료(리튬, 코발트) 등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원료보유국과 전략적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U는 배터리 핵심원료를 보유한 중남미(메르코수르) 자원 부국들과 FTA를 체결했으며 향후 호주, 아프리카 등 다른 국가와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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