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79%, 임금체계 개편 추진…최저임금 시행령 여파

임동진 기자

입력 2019-08-2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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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시행령 개정 관련 임금체계 개편 설문조사 결과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주요 대기업 10곳 중 8곳은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으로 인해 임금체계를 개편했거나 개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임금체계 현황 및 개편방향` 설문조사(근로자 300인 이상 한정, 120개사 응답)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으로 인해 응답기업의 79.2%가 `임금체계를 개편`(63.4%)했거나 `개편을 위한 노사 협의 또는 검토`(15.8%)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령이 개정되기 전에 개편한 곳은 전체 응답 기업의 44.2%였고, 시행령이 개정된 후 개편을 완료한 곳은 19.2%였다.
최저임금 시행령과 관련 있는 기업들은 `최저임금 위반 해소를 위한 임금체계 개편이 통상임금 확대로 이어져 인건비 부담 가중`(50.5%), `상여금 지급주기 변경 등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노조의 반대`(18.6%) 순으로 애로사항을 꼽았다.
지난해 말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에 소정 근로시간 외에 법정 주휴시간을 포함하도록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임금체계 유형을 살펴보면 대기업 근로자 중 63.4%는 근속연수에 따라 기본급이 결정되는 호봉급을 받았다.
직무 성격과 난이도에 따른 직무급을 받는 근로자는 18.5%, 근로자의 능력, 숙련 정도 등에 따른 직능급을 받는 근로자는 16.4%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사무직은 직능급 40.5%, 호봉급 38.4%, 직무급 20.9% 순이었고, 연구·기술직은 직무급 49.6%, 호봉급 31.8%, 직능급 18.4%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생산직은 호봉급이 95.1%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판매·서비스직은 호봉급 65.5%, 직무급 18.3%, 직능급 6.8% 순으로 나타났다.
임금체계를 기업별로 보면, 응답기업(120곳) 중 단일한 임금체계를 도입한 곳은 57.5%였고 2개의 임금체계는 39.2%, 3개의 임금체계는 3.3%로 나타났다.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항으로는 `컨설팅 및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 제공`(37.5%)이 가장 많았고, `업종·직무별 시장평균임금, 임금체계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28.3%),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23.3%) 순으로 응답했다.
주요 대기업 중 67.5%는 올해 임금체계와 관련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항으로 `성과 중심 보상체계 확대`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 `임금 연공성 완화`(23.3%), `임금 구성 항목 간 통폐합·간소화`(23.3%), `업무의 중요성·난이도를 임금에 반영`(22.5%)이 동일하거나 비슷하게 나왔고, `상여급 지급주기 분할`(15.8%)을 꼽은 기업도 있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고임금인 대기업마저 최저임금 때문에 임금체계를 개편했거나 개편을 검토 중이며, 그 과정에서 절반이 넘는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을 느끼는 실정"이라며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중 무역전쟁 심화,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환경 악화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호봉급 위주의 임금체계에서 생산성에 기반한 직무·직능급 위주로 개편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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