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격화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설 실망으로 급락했다.
23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23.34포인트(2.37%) 급락한 25,628.9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75.84포인트(2.59%) 떨어진 2,847.1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9.62포인트(3.00%) 폭락한 7,751.77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0.99% 내렸다. S&P 500 지수는 1.44%, 나스닥은 1.83% 하락했다.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충돌과 파월 의장 연설을 주시했다.
중국 당국은 이날 미국산 제품 추가 750억 달러어치에 대해 품목에 따라 5%와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는 오는 9월 1일과 12월 15일 각각 발효될 예정이다.
중국은 이와 별도로 그동안 보류했던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5% 관세를 오는 12월 15일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의 중국산 제품 추가 3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이다.
중국의 보복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우리는 중국이 필요 없다"면서 미국 기업들에 당장 중국의 대체처를 찾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방안에는 기업(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겨 오는 것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아마존과 페덱스, UPS 등에 중국이 미국으로 펜타닐을 보내는지 감시하고, 이에 대한 운송을 거부할 것을 명령했다고 덧붙였다.
펜타닐은 오·남용 문제가 심각한 마약성 진통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를 수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놓고 지키지 않는다고 수차례 비판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이날 오후 중국 보복에 대한 대응 방안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무역전쟁 공포로 미 국채 시장에서 2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전 현상이 이날도 발생했다. 최근 2주간 네 번째 금리 역전이다.
이에따라 경기 침체 공포가 시장을 휘감으면서 주요 지수는 속락했다.
기대했던 `파월 풋`도 없었다.
파월 의장은 잭슨홀 회의에서 "경기 확장을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겠다"는 기존 견해를 되풀이했다.
파월 의장은 무역정책에 따른 경제의 불확실성과 하방 위험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미국 경제는 현재 양호하며 연준의 목표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무역갈등의 경제 악영향을 주시하면서 정책을 조정할 수 있다고 했지만, 통화정책이 무역 문제를 시정할 수 없다는 한계를 시사하기도 했다.
시장이 기대했던 금리 인하가 `중기 사이클 조정`이라는 기존 발언을 뒤집는 언급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공격적인 금리 인하 신호는 내놓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느 때처럼 연준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파월 의장에 대한 실망감을 표했다.
그는 "나의 유일한 질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파월 중 누가 우리 경제의 더 큰 적인가 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다른 연준 인사들의 금리 관련 발언은 엇갈렸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수익률 곡선의 역전 현상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금리를 추가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50b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양호하지만, 이에는 상당한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가 현재 경로를 유지하도록 적절하게 정책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가 현재와 같은 속도로 성장한다면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에 대해 여전히 열려 있기는 하지만, 더 많은 지표를 보면서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내린 가운데 무역 전쟁 공포로 기술주가 3.3% 급락했다. 산업주도 2.7% 내렸고, 커뮤니케이션은 2.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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