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25일 오전부터 그동안 미뤄왔던 올해 독도방어훈련에 전격 돌입했다.
이번 훈련은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한 지 사흘만으로, 대화와 외교를 외면하는 일본의 파상공세에 대응하는 두 번째 대응 카드로도 해석된다.
일본 정부는 즉각 강하게 반발하며 훈련 중지를 요구했지만, 정부와 청와대는 "우리의 주권과 영토를 수호하기 위한 훈련"이라며 일본의 요구를 일축했다.
해군은 이날 "오늘부터 내일까지 동해 영토수호 훈련을 실시한다"며 "훈련에는 해군·해경 함정과 해군·공군 항공기, 육군·해병대 병력 등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해군 주관으로 실시된 이날 훈련에 투입된 해군과 해경 함정은 모두 10여 척, 육·해·공 항공기는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를 포함해 10대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7천600t급)을 포함해 해군 제7기동전단 전력과 육군 특전사가 참가했고,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요원들도 동원됐다.
2010년 창설된 제7기동전단은 세종대왕함을 비롯해 이지스 구축함 3척과 충무공이순신급(4400t급) 구축함 등을 보유한 해군의 최정예 전력이다.
해군 관계자는 "모든 역량을 투입해 우리 영토를 수호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말했다
투입 전력은 예년과 비교해 배 정도 확대된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해군 당국은 이날 이례적으로 이번 훈련의 사진과 영상도 언론에 제공한다.
군은 지난 6월 실시하려던 독도방어훈련을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두 달 넘게 미뤄왔다.
훈련 일정의 재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일각에서는 정부와 군 당국이 국민 여론과 한일관계 등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와 함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이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기조를 누그러뜨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의 기류도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훈련의 명칭은 작년까지 사용해온 `독도방어훈련` 대신 `동해 영토수호 훈련`으로 명명됐다.
해군은 "독도를 비롯한 동해 영토수호 의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훈련 의미와 규모를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훈련을 통해 독도 영유권 수호 의지를 드러내고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과 같은 사건이 반복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군의 강력한 `육해공 입체방어` 의지가 반영됐다는 뜻이다.
지난달 23일 중러 군용기들이 동해 일대에서 합동훈련을 과정에서 러시아 A-50 1대가 처음으로 독도 영공을 두 차례에 침범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독도방어훈련 소식이 전해자 반발하며 훈련 중지를 요구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도쿄와 서울의 외교경로를 통해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며 한국 해군의 이번 훈련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
일본 정부는 또 "극히 유감"이라며 "(훈련) 중지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항의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독도는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라며 일축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그야말로 우리의 주권과 영토를 수호하기 위한 훈련"이라며 "올해만 특별히 하는 게 아니라 매년 정례적으로 이뤄졌던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훈련이 일본을 향한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것 아니냐는 시각에 "꼭 일본 한 나라만 생각해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며 "영토·주권 수호를 위한 모든 세력에 대한 훈련으로, 특정 국가를 상정하고 실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독도방어훈련 둘째 날 일정은 해경 주관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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