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 대규모시위 앞두고 '물대표' 훈련...조슈아 웡 체포

입력 2019-08-30 14:22  


홍콩 경찰이 이번 주말 예정된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불허하며 물리적 충돌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물대포 진압 훈련 장면을 공개하며 시위대 압박에 나섰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30일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을 통해 중국 선전(深천<土+川>)에 집결한 무장경찰의 시위 진압 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중국 당국이 시위 진압 훈련을 공개한 것은 시위가 과격 양상으로 흐를 경우 홍콩 진입도 불사하겠다는 시위대를 향한 경고의 의미로 해석된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1면 논평(論評)에서도 홍콩 시위에 대해 "위법 행위와 폭력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민일보는 "이런 폭력행위는 홍콩 시민의 밥그릇을 깨뜨리는 것과 같다"며 "시위로 인해 홍콩을 찾는 사람이 줄고 있고, 산업별 투자와 수입 역시 대폭 감소했다. 사회 질서가 무너지고 혼란을 초래하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이자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어온 조슈아 웡(黃之鋒)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 등이 경찰에 전격 체포됐다.
데모시스토당은 30일 트위터를 통해 "조슈아 웡 비서장이 오늘 아침 7시 30분 무렵 체포됐다"며 "그는 밝은 시간대에 길거리에서 미니밴에 강제로 밀어 넣어졌으며, 우리 변호사가 상황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데모시스토당은 조슈아 웡이 완차이에 있는 경찰본부로 끌려갔으며, 3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조슈아 웡은 지난 2014년 79일 동안 대규모 시위대가 홍콩 도심을 점거한 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 혁명`의 주역이었다. 당시 그는 겨우 17세의 나이에 하루 최대 50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최근 송환법 반대 시위에도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송환법 완전 철폐와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의 퇴진 등을 요구해 왔다.
해외에서도 명성이 높은 조슈아 웡이 전격적으로 체포된 것 등은 홍콩 정부가 이제 송환법 반대 시위대에 대한 `강공`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게 한다.
중국 중앙정부는 홍콩 정부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위에 강경 대응할 것을 주문해 왔으며, 이에 홍콩 행정장관에 계엄령에 가까운 비상대권을 부여하는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 적용까지 거론되고 있다.
특히 31일 상징성이 큰 대규모 송환법 반대 시위가 예고된 상황이어서 전날부터 이어진 홍콩 정부의 강경책이 주목받는다.
전날에는 신화통신이 중국군 장갑차와 군용 트럭이 홍콩으로 진입하는 사진을 보도하면서 홍콩 시위에 대한 중국군의 무력개입이 준비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아 홍콩 사회를 불안에 떨게 했다.
중국 군 당국은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의 연례 교체라고 해명했지만, 홍콩 내에서는 송환법 반대 시위대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홍콩 정부와 중국 중앙정부의 강공책 속에서도 송환법 반대 시위를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1일과 2일에는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홍콩국제공항 주변에서 교통을 방해하는 시위를 할 예정이고, 2일과 3일에는 의료, 항공, 건축, 금융, 사회복지 등 21개 업종 종사자들이 참여하는 총파업이 예고돼 있다.
한편 이 같은 투쟁이 예고된 상황에서 홍콩 정부가 시위대와 대화 등 유화책을 버리고 강공책으로 일관할 경우 더 큰 반발과 갈등,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1일 시위의 상징적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이날 집회를 금지한 경찰의 조치는 더 큰 혼란과 소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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