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 거래일이 시작된 오늘도 국내증시는 좀처럼 박스권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흐름입니다.
특히 앞선 두 달간 진행된 폭락장에서 증시의 큰 손인 국민연금과 노후 상품들 역시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관련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최근 증시 하락에 국민연금이 입은 손실이 적지 않다고요?
<기자>
한국경제TV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7월(7월1~8월27일)부터 최근까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보유지분 5% 이상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종목들(308개)의평균 수익률은 -12.98%였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9.10%를 기록한 코스피 대비 -3.88%포인트 하락한 수치였습니다.
단순 계산을 하면 7월초 105조원이었던 국민연금이 보유중인 주식평가액은 현재 92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두달만에 13조6,000억원이 사라진 셈입니다.
<앵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부담감이 동시에 커지면서 지수 자체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죠?
<기자>
지수가 떨어지니 피해가 불가피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폭락장이 연출되기 이전인 2분기에 국민연금이 신규편입한 종목이 크게 부진했던 게 손실을 부채질한 측면도 적지 않습니다.
신규 편입한 종목 23개 중 3개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고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15.72%였습니다.
개별 기업으로는 슈프리마가 -42.47%를 기록해 반토막났고, 진에어(-37.69%)와 풍력발전 설비업체 씨에스윈드(-31.02%)는 30% 이상 빠졌습니다.
더불어 같은 기간 국민연금이 보유 지분을 늘렸던 제이콘텐트리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각각 -38.70%, -33.64% 나타내며 손실을 더욱 키웠습니다.
<앵커>
기존 노후 금융 상품들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국내 대표 노후 금융상품인 연금저축펀드와 타깃데이트펀드(TDF) 역시 연초 크게 올랐던 것과 달리, 최근 들어 하향세입니다.
설정액 10억원이상 펀드 기준 연금저축펀드(663개)는 올해 평균 2.25% 상승했지만 최근 한달간 -3.41%를 기록하며 그간의 상승분을 소폭 반납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주로 미국자산이나 대형주 위주로 분산 투자하는 TDF(85개)의 경우 같은 기간 수익률은 -1.91%로 상대적으로 폭락장에서 선방했지만 올 상반기 한때 20% 가까이 상승했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웠습니다.
<앵커>
향후 국민연금의 수익률이나 노후 금융상품의 전망에 대한 증권업계의 시각은 어떤가요?
<기자>
대체적으로 녹록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주로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높거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지향하는 노후 상품 대부분이 대외악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대형주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추가 관세 여부를 두고 미·중 간 줄다리기 중이고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분위기가 고조돼 있습니다.
여기에 앞서 28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이후 아직 품목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단행 쪽에 무게가 쏠리는 추가 수출 규제는 증시의 부담 요인입니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외경기 불안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부각되는 상황에서 소비, 투자가 동반 부진하고 있는 한국은 앞으로도 경기 둔화압력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외국인이 8월 한달간 코스피에서 2조5,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올해 월별 기준 최대 순매도를 기록한 점은 이같은 전망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낙관적인 부분이 있다면요?
<기자>
지난해도 증시 악화로 손실을 봤던 국민연금이 올해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포트폴리오가 변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서 국민연금은 오는 2023년까지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15% 내외로 축소한다고 밝힌 점은 현재 국내증시의 흐름을 고려한다면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해외주식투자와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부문은 각각 30%, 15%까지 늘리는 등 상대적으로 변동성을 줄이고 더욱 안정을 지향하는 전략은 대외악재에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는 증시 상황을 적절히 대응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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