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들은 7일 제13호 태풍 `링링`의 북상에 대응해 이례적으로 재난방송을 집중 편성하며 피해 상황을 알렸다.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상륙한 태풍으로 황해북도 개성시와 사리원시 일대 많은 지역에서 도로가 물에 잠기고 나무들이 넘어졌다. 공공건물과 가정집도 일부 파손된 모습이다.
이어 황해남도 해주시에서도 한때 초속 35m에 달하는 강풍으로 가로수와 전신주가 넘어지고 담장이 무너졌으며, 함경남도 함흥시 일대에서도 태풍 피해가 속출했다고 TV는 전했다.
전 주민이 시청하는 중앙TV는 이날 3시간 단위로 자막을 통해 통해 태풍의 규모와 예상 이동경로 등을 전했고, 정오 즈음부터는 수시로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상세한 기상 자료 등을 통해 `링링`의 북상 상황을 알리며 심각성을 부각했다.
또 이날자 노동신문은 4면, 민주조선은 5면을 통째로 태풍 대응책 관련 기사로 도배했다.
노동신문은 8면에도 `커다란 인적 및 물적 피해를 가져다 주는 태풍` 제목의 글에서 중국 등 외국의 태풍 피해 사례를 전했다.
이날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열고 태풍 피해 대책을 지시하며 선두 지휘한 데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태풍 13호의 피해를 막기 위한 국가적인 사업 전개` 제목의 기사에서 "전 국가·전 당·전 군적으로 태풍과 무더기비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긴급대책이 세워지고 있다"며 "있을 수 있는 정황들을 빠짐없이 장악하고 극복대책들을 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6일 긴급 소집한 비상확대회의에서 "안일한 인식"에 사로잡힌 당과 정부가 태풍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고 질책한 후 군이 피해방지 대책을 주도할 것을 지시하고 다양한 대책을 제시했다.
북한이 나름 이번 태풍에 신속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제사회의 제재에 맞서 자력갱생의 경제발전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자연재해까지 발생할 경우 정치·경제적으로 감내하기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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