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월가 상징 황소 동상, 트럼프 반대론자 공격에 뿔 찢어져

입력 2019-09-10 23:40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인근에 설치된 `돌진하는 황소상`(Charging Bull)이 또다시 훼손되는 수난을 겪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황소상이 지난 7일(현지시간) 한 남성의 공격을 받아 오른쪽 뿔에 15㎝ 길이의 상처가 생기는 등 여러 곳이 훼손됐다고 9일 보도했다.
뉴욕시 경찰에 따르면 텍사스주에 사는 티번 바랙(43)은 7일 정오께 금속으로 된 밴조로 황소상의 머리 부위를 수차례 가격했다. 밴조는 기타와 비슷하게 생긴 현악기다.
그가 황소상을 가격한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한 목격자는 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저주를 퍼부으면서 밴조를 휘둘렀다고 말했다.
바랙은 황소상 훼손 직후 체포됐고 범죄행위와 풍기문란 혐의로 기소됐다.
훼손된 황소상의 수리비는 7만5천∼15만 달러(약 8천900만∼1억8천만원)로 예상된다.
황소상은 원제작자인 조각가 아르투로 디모니카가 이달 말 뉴욕에 도착해 황소상의 상태를 확인한 후 수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5m 가까운 길이에 무게만 3t이 넘는 황소상은 1989년 12월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허가 없이 기습 설치된 조형물이다.
이후 디모니카가 시 당국과 협의해 황소상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몇 블록 떨어진 브로드웨이에 재설치하면서 현 위치를 차지했다.
황소상은 2008년과 2017년에도 파란색 페인트를 뒤집어쓰는 수모를 당했다.
2017년에는 조각가 크리스틴 비스발이 여성의 사회 진출을 촉구하는 취지에서 만든 `두려움 없는 소녀상`(Fearless Girl)이 황소상을 가로막는 위치에 배치되면서 디모니카가 뉴욕시에 항의하기도 했다.


(상처 입은 `황소상`,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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