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1993년까지 화성에 있었다

입력 2019-09-19 23:14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A(56) 씨가 화성사건 발생 장소 일대에서 오랜 기간 거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의 본적은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재 화성시 진안동)이다.
A 씨는 이곳에서 태어나 1993년 4월 충북 청주로 이사하기 전까지 계속 살았다.
청주 이사 전까지 주소지를 몇차례 바꾼 기록이 있지만 모두 지금의 화성시 일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사건의 1차 사건 피해자는 1986년 9월 15일 발견됐고 마지막 10차 사건의 피해자는 1991년 4월 3일 발견됐다.
A 씨가 이 사건의 진범이라면 그는 화성 지역에서 태어나 쭉 머물면서 23세부터 28세까지 범행을 저지른 뒤 30세 때 청주로 이사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는 청주로 이사한 지 9개월 만인 1994년 1월 청주 자택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했다. 이 사건 범행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현재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A 씨의 이러한 거주 기록은 그의 DNA가 모방 범죄로 드러난 8차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9차례의 화성사건 가운데 3차례 사건 증거물에서 나온 사실에 더해 A 씨가 이 사건 진범일 정황적 증거를 뒷받침한다.
아울러 A 씨가 처제 강간살인으로 수사받을 당시 청주 경찰이 A 씨가 청주로 이사 오기 전까지 살았던 화성 자택을 압수 수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사실을 알게 된 당시 화성사건 수사본부에서 "혹시 몰라 A 씨를 한번 조사할 테니 화성으로 A 씨를 데려와 달라"고 했지만, 청주 경찰은 처제 강간살인 사건 수사를 이유로 "여기 수사가 우선이니 필요하면 직접 데려가라"고 했고 이후 화성사건 수사본부에서 A 씨에 대해 별다른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당시에도 A 씨가 화성사건의 범인일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첫 사건 발생 이후 33년이 지나서야 용의자로 특정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화성사건 발생 때 경찰이 추정한 범인의 혈액형이 A 씨의 혈액형과 다른 것으로 나타나 A 씨가 당시 경찰의 수사 선상에서 제외됐을 가능성이 있다.
당시 경찰은 4, 5, 9, 10차 사건 때 확보한 정액과 혈흔, 모발 등을 통해 범인의 혈액형을 B형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A 씨의 처제 강간살인 사건 2심 판결문 등에 따르면 A 씨의 혈액형은 O형이다.
경찰은 현재 A 씨가 당시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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