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얼굴에 낙서하고 화분 끼얹은 美 60대 여성…'배설물 훼손'도?

입력 2019-09-29 00:23  


미국에 최초로 세워진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평화의 소녀상 얼굴을 훼손하는 낙서를 한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28일(현지시간) KTLA 등 현지 방송에 따르면 글렌데일 경찰서는 소녀상 주변 폐쇄회로(CC) TV에 포착된 60대 여성 재키 리타 윌리엄스(65)를 공공기물 파손(반달리즘) 혐의로 전날 체포해 조사 중이다.
윌리엄스는 지난 26일 새벽 로스앤젤레스(LA) 북쪽 글렌데일 중앙도서관 시립공원에 설치된 소녀상 얼굴에 마커 펜으로 낙서하고, 소녀상 주변 화분을 쓰러트린 혐의를 받고 있다.
윌리엄스는 히스패닉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용의자가 앞선 두 차례 소녀상 훼손 사건에도 연루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글렌데일 경찰은 소녀상이 지난 7월 말 개 배설물로 보이는 오물로 훼손된 사건과 지난 16일 검정 마커로 얼굴에 알아볼 수 없는 낙서가 쓰인 사건을 수사해왔다.
녹화된 CCTV 화면에는 윌리엄스가 땅에 끄는 짐가방을 끌고 소녀상 주변에 다가와서는 1분가량 마커로 소녀상에 낙서하는 장면이 잡혔다. 이에 앞서 주변 화분을 쓰러트리고, 쓰러진 화분 가운데 하나를 소녀상 얼굴 부분에 뒤집어 끼얹는 장면도 있다고 KTLA 방송은 전했다.
경찰은 윌리엄스가 또 다른 공공기물 파손 사건과 관련해서도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었다고 말했다.

미 하원 브래드 셔먼 의원실이 연방수사국(FBI)에 수사하도록 의뢰했다고 CARE(위안부행동) 김현정 대표가 밝혔다. [CARE·위안부행동 제공]
그는 글렌데일 콜로라도 블루버드 주변 버스 정류장과 벤치 등에 욕설 낙서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글렌데일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용의자가 왜 낙서 등 기물 훼손을 했는지 동기가 불분명한 상태"라면서 "용의자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진술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고 KTLA는 전했다.
윌리엄스는 10월 1일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며, 보석금 2만 달러가 책정됐다.
윌리엄스는 지난 8월 8일 글렌데일 인근 패서디나에서도 아시아계 교회에 위협 메시지를 전한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다.
경찰은 용의자가 아시안 등 특정인종에 대한 증오 범죄를 벌였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16일 새벽 4시께 소녀상 얼굴에 낙서가 그려진 훼손 사건을 인지하고 수사해왔다.
앞서 지난 7월 26일에도 소녀상 얼굴 부분에 개의 배설물로 보이는 오물이 묻힌 채 발견됐고, 현지 경찰과 미 연방수사국(FBI)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서도 수사를 진행했다.
미국에서 공공 기념물을 훼손하는 반달리즘(공공기물 파손) 범죄는 중범죄에 속한다.
글렌데일 소녀상은 올해로 건립 6주년을 맞는 상징물로 미국 내에 처음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이다. 일본은 소녀상 설치를 막기 위해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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