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자들은 장기적으로 금융 자산보다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게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올해는 투자를 확대하기보다는 유지한다는 게 부자들의 계획이다.
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는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개인을 `부자`로 규정하고, 이들 400명을 설문한 결과를 토대로 한 `2019 한국 부자보고서`를 29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은 장기적인 유망 투자처로 빌딩·상가, 거주 외 주택, 거주 주택을 순서대로 꼽았다.
나머지 금융자산 중에는 주식이 가장 많았고,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이 포함된 펀드, 보장성 보험을 제외한 투자·저축성 보험이 뒤를 이었다.
2019년 자산운용 계획을 물었더니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유지하겠다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자산별로 분류했을 때 투자를 늘리겠다는 답변은 대체로 10% 이하였다. 다만 거주외 부동산에 대해서는 21.5%로 부동산 투자 열기가 그나마 가장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년도 조사와 비교해도 유보적인 계획이 두드러진다. 2018년에는 투자금을 늘리겠다는 답변이 금융자산 26.5%, 거주 주택 22.0%, 거주 외 부동산 38.8%로 올해보다 2∼3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둔화, 지난해 11·3대책 이후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보류하는 부자들의 태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부자들은 일반인보다 리스크를 안고 투자하려는 성향을 보였고, 이는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강했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고 손실률도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적극투자형`과 `공격투자형`의 비중은 총 17.0%로, 일반인(8.7%)보다 높았다.
반면 예·적금 수준의 안정적인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하거나 투자원금에 손실이 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안정형`과 `안정추구형` 비중은 총 45.8%로, 일반인(77.7%)보다 확연히 낮았다.
부자들 10명 중 4명은 투자손실을 경험한 적 있었다.
응답자의 40.3%가 `최근 3년간 손실을 경험한 적 있다`고 했다.
주된 손실은 변동성이 큰 주식(55.9%), 펀드(24.8%)에서 나왔다. 부동산상품인 빌딩·상가, 주택 등은 4%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투자 기간을 보면 금융투자 평균 3년, 부동산투자 6년으로 집계됐다. 부자들은 장기투자를 통해 변동성으로 인한 일시적 손실도 충분히 만회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해석했다.
부자의 절반 이상은 해외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보였고, 그 방식은 펀드나 리츠를 통한 `간접투자`를 선호했다.
선호하는 투자 지역은 베트남(57.1%)이 가장 많았고 싱가포르(32.1%), 중국(30.7%), 말레이시아(26.4%) 순이었다.
부자들에게 현재의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핵심 원천을 꼽아달라고 했더니, 소득 활동을 근간으로 한 `사업소득`(47.0%)과 자산을 불려 나가는 `부동산 투자`(21.5%)가 가장 많았다.
이들에게 `지금 세금을 내더라도 자산을 증여하겠냐`고 물었더니 38.3%가 `그렇다`고 답해 `아니다`(19.8%)보다 많았다. `반반이다`는 답변은 34.0%였다.
보고서는 "증여 후 자녀들의 대접이 변할 수 있다는 우려나 세금부담, 증여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커 증여를 하지 않던 과거에 비해 증여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증여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은 연령이 높을수록, 총자산이 많을수록 강했다.
또 사업체를 운영하는 부자의 33.8%는 가업 승계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승계하지 않고 매각이나 폐업할 계획이라고 답한 이들도 30.6%로 많았다.
승계계획이 있다는 응답률이 가장 높았던 60세 이상 부자의 57.4%는 그 대상으로 자녀를 들었다.
승계하지 않겠다는 이유로는 45.8%가 `자녀가 가업을 물려받을 의향이 없어서`라고 했고, 21.2%는 `적절한 후계자가 없어서`라고 답했다.
가업 승계를 준비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상속·증여세 등 조세부담`(42.7%)이었다. `특별히 어려운 점이 없다`는 답도 30.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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