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상장 中 기업 시총…1조 달러
알리바바, 5% 급락 마감
무역전쟁에서 시작된 미중 패권 다툼이 환율전쟁, IT전쟁에 이어 금융전쟁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대중국 투자를 제한하기 위해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상장 폐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현재 뉴욕증시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를 포함해 약 160개의 중국 기업들이 상장돼 있는데, 이들의 전체 시가총액은 1조 달러를 웃돌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금융투자를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알리바바가 5% 하락하는 등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주들이 크게 휘청였습니다.
美, 연기금 중국시장 투자 금지
對中 강경파 "공적연금의 中 투자 중단하라"
'中 기업 불투명성에 대한 보호' 명분
이뿐만 아니라, 트럼프 정부는 미국 연기금의 중국 투자도 금지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뉴욕타임즈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자금으로 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는데요. 최근 의회에서는 대중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적연금의 중국 주식투자를 중단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매체는 "중국 투자제한의 명분은 중국 기업들의 불투명성으로부터 투자자들을 보호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투자 제한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 기업들의 해외 자금조달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월가 전문가, 對中 금융투자 차단 우려
"무역협상 앞두고 단순한 엄포일수도"
월가 전문가들도 미국이 대중 금융투자 차단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우려하는 모습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가 실제로 발생한다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다음달 무역협상을 앞두고, 단순히 협상용 위협 수단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웨스트우드 홀딩스 그룹의 아드리안 이사는 "시장이 다소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며 "명확한 증거를 확인하기 전까지 증시의 추가 상승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對-中 투자 제한 사실이라면 시장 쇼크"
환구시보, "충격은 크지 않을 것. 美 투자자에게도 큰 기회"
한편, 미국의 대중 투자 제한 등의 보도에 대해서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가디언지는 중국 언론이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국이 또 다시 시장을 충격에 빠뜨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미국이 중국 기업의 상장을 막더라도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뉴욕증시는 일부 중국 기업에 성공의 밑거름이 됐지만, 미 투자자에게도 큰 기회가 됐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의 이번 조치는 옳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中, 무역협상 앞두고 방어적인 태도"
中, 홍콩서 위안화 띄우기
인민은행, 100억위안 규모 6개월 만기 채권 발행
중국 정부는 방어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음달 미국과의 협상과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있는 중국은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인민은행은 경기둔화에 대응하고, 금융 부문에 적절한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민은행은 지난주 금요일, 홍콩에서 100억 위안 규모의 6개월 만기 채권을 발행했는데요, 매체는 중국이 미국과의 담판을 앞두고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띄우기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자본투자를 막는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중국 상무부 장관은 어제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기업들이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거래 금지될 것이라는 이번 조치가 시장 참여자들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그는 "자본시장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모든 적격회사에 차별없이 공정한 기회를 주는 것이다"라며 "미국 증권거래소의 법적 의무는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활기 넘치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美 재무부 "당장 中 기업 상장 막을 계획 없다"
블룸버그 "美 언론 보도에 대한 수습 발언"
그러던 중, 어제 미 재무부에서 새로운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모니카 크롤리 재무부 대변인은 중국 기업들의 뉴욕증시 상장을 금지하는 방안에 대해서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당장 중국 기업의 뉴욕증시 상장을 가로막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전한겁니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기업의 IPO 차단과 상장폐지 등 중국기업 투자제한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파문이 커지자 내놓은 발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습니다.
미중 고위급협상을 앞두고 양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협상 결과와 트럼프 정부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