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우울증에 항우울제 복용 '큰일난다'…"산모·아기 당뇨 위험"

입력 2019-10-04 18:29   수정 2019-10-06 16:50


임신 중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임신성 당뇨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신 여성의 약 8%에서 나타나는 임신성 당뇨는 원래 당뇨병이 없던 여성이 임신 중 당뇨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방치하면 임신중독증인 자간전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산모와 태어난 아이 모두 나중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도 커진다.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병원 약물·임신연구실장 아니크 베라르 교수 연구팀이 퀘벡 임신 코호트(Quebec Pregnancy Cohort) 연구 참가 여성 23만7천112명의 자료(1998~2015)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의 CNN 뉴스 인터넷판과 헬스데이 뉴스가 3일 보도했다.
이 중 2만905명은 임신성 당뇨를 겪었고 1천152명은 임신 중 항우울제를 복용했다.
복용한 항우울제는 프로작, 루복스, 팍실, 졸로프트 등 SSRI(선별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계열의 신세대 항우울제, SNRI(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 계열의 이펙사(벤라팍신), 삼환식 계열의 구세대 항우울제 엔데프(아미트립틸린)였다.
전체적으로 항우울제를 복용한 여성은 복용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임신성 당뇨 발생률이 1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복용 기간이 길 수록 임신성 당뇨 위험은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단기 복용은 15%, 중기 복용은 17%, 장기 복용은 29%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우울제 종류별로는 엔데프가 52%, 이펙사가 27%로 가장 높았다.
임신성 당뇨의 일반적인 유병률(prevalence)은 7~9%인데 임신성 당뇨 위험이 15% 높아진다는 것은 유병률 10%, 52% 높아진다는 것은 유병률 15%에 해당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대단한 정도는 아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높은 수준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항우울제가 임신성 당뇨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항우울제가 포도당 대사에 영향을 미치고 항우울제의 부작용 중 하나가 체중 증가이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는 인슐린 저항을 가져오고 인슐린 저항은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신생아 건강증진운동 단체인 마치 오브 다임스(March of Dimes) 의료실장 라훌 굽타 박사는 항우울제가 임신성 당뇨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항우울제의 종류에 따라 다르고 그 중 SSRI 계열이 위험이 덜한 것으로 보이지만 1차적인 선택은 상담, 운동 치료 같은 비약물 치료가 되어야 한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항우울제가 꼭 필요한 경우는 복용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임신 중 우울증이 임신성 당뇨 보다 더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임신 중 우울증을 방치하면 임신 여성은 우울증이 악화되고 조산, 제왕절개 출산 위험이 커지며 출산 후에는 아기와의 모성유대관계가 손상될 수 있고 태어난 아이는 발달장애를 겪을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 오픈`(British Medical Journal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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