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해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의류업체 패스트리테일링의 한국 사업 실적이 현저히 악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패스트리테일링은 2019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9월)에 한국 사업에서 수익이 감소했다고 10일 발표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의 발표에 의하면 2019 회계연도 전기(2018년 9월∼2019년 2월)에는 한국에서 수익이 증가했으나 후기(2019년 3월∼8월)에는 봄 의류 판매 부진과 7∼8월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올해 9월부터 내년 8월까지 1년 동안에도 수익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패스트리테일링은 전망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이 공개한 결산 참고 자료를 보면 작년 8월 말에 한국에는 유니클로 점포가 186개 있었는데 올해 8월 말까지 1년 사이에 10곳이 새로 문을 열고 8곳이 폐점했다. 1년 사이에 점포 2곳이 순증했다.
이 업체가 약 1년 전에 공개한 사업 예상 자료를 보면 한국에 점포를 7개 늘리는 계획만 있고 폐점 계획은 없었다.
새로 문을 연 점포가 애초 계획보다 많았으나 예정에 없던 폐점을 한 것은 불매 운동 등의 영향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8월 말 기준 일본 외 국가의 유니클로 매장은 한국이 중국(711개)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일본 내 유니클로 전체 매장(817개, 직영 774개·프랜차이즈 43개)과의 차이는 100여 곳 수준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올해 9월부터 내년 8월 말까지 1년 사이에 한국에 유니클로 점포를 7개 새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이 공개한 설명 자료에 한국에서의 불매 운동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연합뉴스)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겸 사장은 10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관해 "줄곧 (냉각된 상태가) 계속되는 일은 없다.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싶다"며 한국에서의 사업 계획을 변경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한국 내 매출액 등 수익을 나타내는 지표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줄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1년 전 2018 회계연도 실적을 발표할 때 한국 사업이 호조를 보였고 매출액이 약 1천400억엔이라고 밝힌 것과는 대비된다.
당시 이 업체는 한국에서의 수익이 약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불매 운동 등의 영향으로 한국 내 사업은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019년 7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유니클로 제품 배송 거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다만 한국을 비롯한 국외 사업과 일본 사업을 아우른 패스트리테일링의 전체 실적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19 회계연도 매출액은 2조2천905억엔(약 25조4천724억원)으로 전 회계연도보다 약 7.5% 늘었으며 순이익은 1천625억엔(약 1조8천71억원)으로 5.0% 신장했다.
오카자키 다케시(岡崎健) 패스트리테일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7월 도쿄에서 열린 결산 설명회에서 한국 내 불매 운동의 영향 등에 관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가 소비자의 반발이 거세지자 거듭 사과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