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철원 멧돼지 폐사체서 돼지열병...총기 사냥 허용

입력 2019-10-13 12:16   수정 2019-10-13 13:34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남쪽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안의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이틀 연속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전국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야생 멧돼지를 통해 ASF 바이러스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2일 강원도 철원군 원남면 진현리 민통선 내 군부대에서 신고한 멧돼지 폐사체 2개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13일 밝혔다.
환경과학원 현장대응팀은 12일 오전 7시 30분께 민통선 내에서 멧돼지 폐사체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오전 8시께 현장으로 출동했다.
오전 9시께는 이 폐사체 주변에서 또 다른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됐다. 두 폐사체를 분석한 결과 모두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번을 포함해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멧돼지 개체는 총 5마리다.
환경부는 중국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한 작년 8월 이후 야생 멧돼지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를 하고 있다. 지난 2일 경기도 연천군 DMZ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이 국내 첫 사례다.
이어 지난 11일 연천군과 철원군의 DMZ 남쪽 민통선 안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 2마리의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ASF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
DMZ 남쪽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점은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서 지난 3일 DMZ 내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처음 검출되자 국방부와 환경부는 "우리 측 남방 한계선 철책에는 과학화 경계 시스템이 구축돼 DMZ 내 멧돼지 등의 남측 이동이 차단돼 있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다만, DMZ 안의 멧돼지가 남쪽으로 직접 내려오지 않았더라도 쥐나 새 등이 멧돼지 폐사체의 ASF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ASF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경기 파주와 김포, 연천 지역 내 모든 돼지를 수매 또는 살처분하는 특단의 조치로 확산 방지에 힘써왔다.
이는 우리나라 최대 돼지 주산지인 충남 지역과 강원도 지역 등 타지역 양돈 농가로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활동성이 강한 야생 멧돼지에서 ASF가 발병하면서 대응이 그만큼 어려워졌다.
정원화 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장은 "이번에 바이러스가 검출된 폐사체가 발견된 곳은 지난 11일 바이러스가 검출된 지점과 매우 가깝다. 이 지역은 감염된 폐사체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폐사체를 발견하면 신속히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환경부는 바이러스 전파를 막고자 야생 멧돼지를 적극적으로 포획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돼지열병 대응 멧돼지 관리강화 방안`을 최근 마련했다.
최근 접경 지역 야생 멧돼지에서 잇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되자 정부가 일부 지역에 한해 멧돼지 총기 사냥을 허용하기로 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점검회의에서 "연이틀 철원과 연천 민통선 내 야생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4건 확인됨에 따라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따른 긴급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 ▲감염위험지역 ▲발생·완충지역 ▲경계지역 ▲차단지역 등 4개의 관리지역으로 나눠 멧돼지를 관리한다.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나온 철원·연천 일부 지역은 감염 위험지역으로 지정됐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5㎢ 이내는 감염지역, 30㎢ 이내는 위험지역, 300㎢ 이내는 집중사냥지역이다.
감염위험지역에는 전체 테두리에 멧돼지 이동을 차단하는 철책을 설치한다. 위험지역에서는 포획 틀 10개와 포획트랩 120개를 설치해 멧돼지를 적극적으로 잡는다.
특히 집중사냥지역에서는 멧돼지의 이동저지 방안을 마련하는 대로 총기 사용 포획을 시작한다.
돼지와 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5개 지역과 인접 5개 시·군은 발생·완충지역에 해당한다. 인천 강화와 경기 김포·파주·연천과 강원도 철원은 발생 지역에, 그리고 고양·양주·포천·동두천·화천은 완충 지역에 들어갔다.
이 지역에서는 멧돼지 이동을 최소화하고자 포획 틀과 포획트랩 수를 늘리되 총기 사용은 금지된다. 인천∼서울∼북한강∼고성 이북 7개 시·군인 남양주·가평·춘천·양구·인제·고성·의정부는 경계지역으로 설정해 14일부터 멧돼지 집중 포획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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