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열도를 강타해 수십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다.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에서 강물이 범람해 홍수 피해가 컸다.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12∼13일 일본 본토를 지나간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13일 오후 9시 기준 30명이 목숨을 잃고 15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상자는 177명으로 집계됐다.
집계가 진행함에 따라 사망자나 실종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의 아파트 1층이 침수돼 60대 남성이 숨졌으며, 지바(千葉)현 이치하라(市原)시에서 돌풍으로 차량이 옆으로 넘어져 차에 타고 있던 1명이 희생됐다.
도치기(회<又대신 万이 들어간 板>木)현 아시카가(足利)시에서는 13일 새벽 피난소를 향하던 승용차가 물에 잠겨 이 차에 타고 야마모토 도시코(山本紀子·85)씨가 목숨을 잃었다.
동승한 야마모토 씨의 남편과 장녀는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으나 야마모토 씨는 저체온증에 의한 급성심부전으로 사망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相模原)시에서는 하천에서 성인 여성과 여자아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하기비스는 전날 저녁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반도에 상륙한 뒤 밤새 수도권 간토(關東) 지방에 많은 비를 내리고는 도호쿠(東北) 지방을 거쳐 태평양 쪽 해상으로 빠져나가 이날 정오 온대성저기압으로 소멸했다.
전날 오후 10시를 기준으로 187만 가구·397만명에 대해 피난 지시가, 408만 가구·908만명에 대해 피난 권고가 내려졌었다. 또 노약자에게 일찌감치 피난할 것을 권고하는 피난 준비도 4338만 가구·781만명을 대상으로 발표돼 피난 대상자가 2천만여 가구에 이르렀다.
일본 기상청은 전날 오후 수도권과 도호쿠 지방 등의 13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경보 중 가장 높은 `폭우 특별 경보`를 발표했지만, 태풍의 세력이 약화하면서 이날 오전까지 모두 해제했다.
전날 대부분의 출발 항공기가 결항하고 도착 항공기의 착륙 제한 조치가 실시된 수도권 하네다(羽田) 공항과 나리타(成田) 공항은 이날 항공기 착륙은 재개됐지만 출발 항공기는 상당수 결항할 전망이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일본 전국의 국내선 항공기 818편의 결항이 결정됐다.
강풍과 폭우의 영향으로 전날 한때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에서 42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후생노동성은 이번 태풍으로 13일 정오 현재 14개 광역자치단체에서 8만1천500가구 이상이 단수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태풍으로 인해 전날 밤 도쿄만에 정박 중이던 파나마 선적 화물선이 침몰해 승조원 12명이 바다에 빠지는 일도 있었다. 이로 인해 1명이 숨졌다.
전날 오후 한때는 폐로가 진행 중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오염수의 누수를 알리는 경보기가 울리는 일도 있었다.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 측은 빗물에 의한 오작동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후쿠시마현 다무라(田村)시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오염 제거 작업으로 수거한 방사성 폐기물을 담은 자루들이 홍수로 인해 유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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