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가상화폐 프로젝트 '리브라'가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시스템을 갖춘 기업들의 이탈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에 중국이 어부지리를 누릴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김태학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개인정보 보호, 자금세탁, 소비자 보호, 금융 안정성 우려를 해소하기 전까지 중단돼야 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지난 7월 페이스북 가상화폐 리브라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한 말입니다.
이런 제도권의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한 리브라 연합은 결국 회원사들의 줄이탈을 맞았습니다.
지난 4일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의 철수 선언에 이어 전자상거래 업체 이베이와 카드회사인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이 하차를 선언한 겁니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 규제 당국의 강력한 규제 의사에 금융 서비스 업체들 입장에서는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인터뷰] 박수용 / 서강대학교 교수, 한국블록체인학회 회장
리브라는 아프리카라든지 금융 혜택을 못 받는 이런 데에 금융서비스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라는 명분을 가지고 움직이는 거거든요. 그런 측면에서는 추진되는 것에 대해선 의심하지 않는데, 핵심 개발자들이 페이팔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랬거든요. 페이팔이 탈퇴하면서 약간 개발 일정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까...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상화폐 시장의 관심은 경쟁자로 꼽히던 중국 인민은행이 내놓을 '디지털 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로 쏠리고 있습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 예정인 디지털 화폐로 정부 통제력이 강해, 위조화폐나 자금 세탁이 불가능한 구조로 리브라와는 차별점을 갖고 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이 계획한대로 다음 달 11일 광군제 때 CBDC 발행에 성공할 경우, 가상화폐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위챗페이와 알리페이 등 결제서비스 플랫폼과 결합을 통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다만, 하루 거래액만 35조원에 달하는 광군제 기간에 디지털 화폐가 유통될 경우 혼란이 야기될 수 있어 출시 시기에 대한 예측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비즈니스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무엇보다 빠른 시장 진입이 중요한 상황.
페이스북 리브라와 중국 CBDC 중 어떤 가상화폐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태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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