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전통의학 시장, 고려인삼 경쟁력 높이기 위해 국가적 차원 협업 필요

입력 2019-10-15 16:21  



최근 현대의학이 가지고 있는 한계의 대한으로 전통의학이 떠오르며 전통의학과 약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 미국 등 큰 시장규모를 가진 나라들의 경우 전통의학을 새로운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통계에 따르면 전통의학 시장규모가 무려 300조원에 이른다.

전통의학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은 2004년 천연물 신약규정을 만들어 세계 각국의 정통약물로부터 신약을 창출할 수 있는 법규를 만든 미국 FDA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법규에 따르면 오랜 기간 사용돼 안전성이 확보된 전통약물은 임상 1상(phase 1)시험을 면제해준다. 현재 중국에서는 300개 이상의 천연물신약을 신청 중이다.

전통약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산업시장이 열린 상태지만, 지적재산권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중국, 인도 등 전통약물을 사용해온 국가들은 EU산하 유럽의약품청에 `전통약물에 지적재산권을 부여하고 그 로열티를 해당 국가가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논리에 따르면, 전통의학에서 파생되는 모든 의약품과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전통의약품 이익은 지적재산권을 확보한 나라로 귀속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최장석 한의사는 "지적재산권을 확보한 나라에 전통의약품 이익이 귀속될 경우, 현재 우리가 복용하는 건강기능식품이나 한약의 소유권이 우리가 아니게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마치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이지만 일본에 의해 타케시마로 홍보되고 있는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이에 우리는 전통의학 시장을 지키고, 투자 발전시키는 일을 필수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통의학 시장에서 선도적 우위를 가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한국의 전통의학인 한의학 교육과정의 틀과 제도 정비 등 체계성 확보다. 또 전통의학에 대한 대외적인 정통성을 높여야 한다. 체계성이 잘 갖춰진 전통의학일수록 더욱 쉽게 국제사회에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WHO에서도 국제질병분류코드인 ICD에 각국의 전통의학에 따른 기준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WHO WPRO에서는 특히 동아시아의학 즉 한국, 중국, 일본의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다. 다른 전통의학에 비해 체계화돼 있고, 전문적인 교육과정이 있으며, 면허로 운영이 되는 특징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모든 교육기관이 동일한 기준인 6년 정규 과정의 한의대가 자리 잡은 지 오래로 국가가 관리하는 체계적인 전통의학 체제를 갖추고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경우 7년제, 5년제, 3년제, 2년제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으며 정책적으로 `중서의 결합`이라는 제도를 도입,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대만 역시 중의과 대학과 의과대학을 모두 운영하고 있으며 학점 이수 등 조건을 통해 상호 교차 국가고시 응시가 가능하다. 일본은 의사들이 일본 전통 한방의학과 서양 의학을 모두 시술한다.

최 한의사는 "아직은 하나로 통일되지 않은 전통의학 교육과정의 기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한국의 한의학 교육과정이 그 기준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전통의학 산업의 기반이 되는 학문적 바탕의 정통성을 확보하는 것은 해당 산업에 대한 `룰`을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통의학에 대한 대외적인 경쟁력 확보 또한 중요하다고 했다.

따라서 한국은 거대 시장으로 성장해가는 전통의학 시장에서 우리의 전통의학인 한의학의 가치를 높이고 권리를 지켜가며, 역사적으로 지역적인 편중성을 확연하게 가진 인삼과 같은 전통의약 브랜드를 키워나가고 개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한 노력은 전통의학 전문가인 한의사, 정부, 지적재산전문가, 기업 모두의 협업이 필요하다.

인삼은 국내외로 주목받고 있는 전통의약이다. 이는 지난 2018년 7월 금산 전통인삼농업이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운영하고 있는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삼 품목으로는 금산 전통인삼농업이 세계 최초로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됐으며, 이는 인삼 종주국으로서 우리나라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하는데 기여한다.

인삼이 이런 대표적인 역할을 할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고려인삼의 품질과 성분의 우수성에서 기인한다. 전 세계적으로 삼의 종류는 대략 15가지로, 한국에서 키우는 것은 고려인삼이다. 다른 삼과 다르게 사람의 형태를 닮았다고 해 인삼이라고 부른다.

고려인삼은 특히 미국에서 재배되는 화기삼과 큰 차이를 보인다. 고려인삼의 사포닌수는 총 32개, 미국 화기삼은 총 사포닌수가 14개다. 각종 연구 논문에 따르면, 고려인삼은 항암 효능, 항비만 효과, 항염증 작용, 골다공증에 대한 효과 등 효능 면에서도 특출나다. 품질 관리의 면에서도 역사적으로 1899년부터 국가를 통해 인삼의 생산과 관리가 이뤄져 왔고 현재까지도 높은 수준의 품질과 성분, 약효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최 한의사는 "동의보감의 유네스코 등재를 통해 우리는 동아시아 의학의 중심으로 조명된 바 있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있는 것은 전통이 아니다. 전통이란 단순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현대에 맞게 발전하는 계속적인 상태를 말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려인삼을 필두로 하여 제2의 한류, 케이 허브를 양성해야 한다"면서 "이미 제도적인 한약재 관리 시스템인 hGMP는 마련된 상태다. 한의약이 케이 허브를 통해 다시 한번 도약한다면 일본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인구의 시장을 넘어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까지 진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내 농가도 고부가가치약물 작물로 세계시장까지 판로를 늘리면 매년 과잉 생산 파동을 겪지 않게 될 것"이라면서 "케이 허브를 위한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경쟁력을 갖춘 인삼이 그 첨병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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