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회장 "日, 이대로 가면 망한다...韓 반일 이해"

입력 2019-10-17 15:58   수정 2019-10-17 16:10

"韓 불매로 우리도 엉망 됐지만 한국에 싸울 듯 덤비는 것 이상해"



일본 글로벌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70) 회장이 아베 신조 일본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유니클로 창업자인 야나이 회장은 지난 14일 자로 나온 주간지 `닛케이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역동성이 떨어진 일본 기업의 문제점을 거론하고 아베 정부에 대해선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닛케이 비즈니스는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는 경영인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야나이 회장은 분노라고도 할 수 있는 위기감을 보이면서 직언을 멈추지 않았다고 전했다.

야나이 회장은 "지난 30년간 세계는 급속히 성장했다"면서 "일본은 세계 최첨단 국가에서 이제는 중위권 국가가 됐다"고 주장했다.

"어쩌면 (일본이) 다시 개발도상국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일본의) 국민소득은 늘지 않고, 기업은 여전히 제조업을 우선한다"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산업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본격적으로 나서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한탄했다.

이어 "있다고 해도 나 같은 노인네가 이끄는 회사뿐"이라며 월급쟁이 경영자가 이끄는 회사가 많은 상황에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야나이 회장은 창업가의 대다수도 기업을 상장 시켜 돈을 챙기고는 물러난다며 이를 `은퇴흥행`(引退興行)이라고 비판했다.

서점에 가면 `일본이 최고`라는 책뿐인데, 예전은 몰라도 지금도 최고냐고 반문한 그는 정치 문제로 화제를 돌려서는 "나라가 망하면 기업도 개인도 장래는 없는 것"이라며 대개혁을 단행하는 것 말고는 나라를 살릴 다른 길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세출을 절반으로 줄이고 공무원도 절반으로 감원해야 한다며 이를 2년 안에 실행할 정도의 과감한 개혁을 하지 않고 지금의 연장선으로 가면 일본은 망한다고 단언했다.

야나이 회장은 양원제 일본 국회인 참의원과 중의원이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회를 일원제로 바꾸고 의원 수도 줄이는 등 선거제도를 비롯한 모든 것을 개혁하지 않으면 일본은 그저 그런 나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자신은 자민당의 `팬`이라고 전제한 뒤 "지금의 자민당 의원은 정말로 정떨어진다. 누구도 아베 총리에게 이의를 말하는 사람이 없다. 아베를 정말로 (자민당) 대(大) 총재로 만들고자 한다면 다른 의견을 말하는 사람이 없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모두가 찬성한다는 것은 잘못된 현상"이라고 지적한 야나이 회장은 모든 사람이 아베 정권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성공했다고 평가하지만 성공한 것은 주가뿐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특히 그는 "한국에서 우리도 (불매운동으로) 엉망이 됐지만 한국을 향해 모두가 싸울 듯이 덤벼드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런 국민성이기 때문에 한국인의 반일(反日)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 "일본인은 원래 냉정했는데, 전부 신경질적(히스테리적)으로 변하고 있다. 결국 일본인도 열화(劣化·국민성이 떨어졌다는 의미)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창업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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