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전쟁 상황'...백색테러에 샤오미·중국계 은행 불 질러

입력 2019-10-21 07:59   수정 2019-10-21 08:50




홍콩에서 최근 잇따르는 `백색테러`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듯 홍콩 시민 수만 명이 20일 경찰이 불허한 집회와 행진을 강행하면서 복면금지법 반대 등을 주장했다.

이날 시위대는 시내 곳곳의 중국계 은행과 점포 등의 기물을 부수고 불을 지르는 등 극심한 반중 정서를 표출했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수만 명의 홍콩 시민들은 홍콩 최대의 관광지 중 하나인 침사추이와 몽콕, 오스틴 지역을 행진하면서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민들의 분노를 키운 것은 최근 잇따르고 있는 범민주 진영 인사들에 대한 `백색테러`였다.

지난 16일 밤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岑子杰) 대표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 4명에게 쇠망치 공격을 당해 중상을 입은 데 이어, 전날에는 `레넌 벽` 앞에서 이날 집회 참가를 독려하는 전단을 돌리던 시민이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렸다.

`레넌 벽`은 포스트잇 등으로 정치적 의견을 분출하는 장소로, 홍콩에서는 최근 전철역과 육교, 대학 캠퍼스 등 인파가 많이 오가는 곳마다 들어섰다.

이날 시민들은 `홍콩 경찰이 짐승처럼 사람을 죽인다`라고 쓰인 대형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일부 시위대는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의 얼굴과 히틀러의 사진을 결합한 플래카드를 펼쳐 들었다.

이는 백색테러를 친중파 진영이 사주했으며, 홍콩 경찰과 정부가 이를 묵인하고 있다는 시위대의 정서를 나타낸 것이다.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날 홍콩 시민들은 마스크나 가면을 쓰고 시위를 벌였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등장해 저항의 상징이 된 `가이 포크스` 가면은 쓴 시민들도 있었고, 일부 시위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을 그린 가면을 썼다.

경찰의 강경 진압과 백색테러 배후에 중국이 있다고 믿는 홍콩 시위대는 이날 극심한 반중국 정서를 드러냈다.

침사추이, 조던, 야우마테이 일대의 중국계 은행과 점포, 식당 등은 시위대의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됐다.

시위대는 곳곳에 있는 중국계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파손하고, 은행 지점 내에 화염병을 던졌다.

시위대는 중국은행 지점 밖에 `이 은행이 중국 공산당에 자금을 대기 때문에 이를 파괴한다`는 설명문을 붙여놓기도 했다.

중국 본토인 소유의 기업으로 알려진 `베스트마트 360`, 유니소(Uniso) 점포 등도 타깃이 됐다. 시위대는 이들 점포의 기물을 파손하고,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이다", "광복홍콩" 등의 구호를 적어넣었다.

시위대는 몽콕 지역에 있는 중국 휴대전화 브랜드 `샤오미` 점포와 전통 중의약 업체 `동인당`(同仁堂) 점포, 삼수이포 지역에 있는 중국초상은행 점포 등에 불을 질렀다.



일부 시위대는 시진핑 주석의 얼굴을 그려놓고 `빅 브러더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BIG BROTHER IS WATCHING YOU)라고 쓴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성조기와 영국 국기를 흔드는 시민들도 있었다.

시위대는 길가의 벽에 시진핑 주석과 캐리 람 행정장관 등의 사진을 붙여놓고 여기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X` 자를 그려 넣기도 했다.

당초 평화 행진으로 시작했던 이 날 시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과격해졌다.

시위대는 야우마테이, 몽콕 지하철역 등의 기물과 유리창을 박살내고 `개 같은 지하철공사`(狗鐵)라는 낙서를 했다. 이후 역 입구 등에 화염병을 던져 불을 질렀다.

시위대는 도심 시위 때마다 홍콩지하철공사가 시위 현장 인근의 지하철역을 폐쇄한다는 점을 들어 지하철공사가 홍콩 정부의 앞잡이가 됐다고 비난한다.

이날도 침사추이, 몽콕, 오스틴, 야우마테이 역 등 시위 현장 인근의 지하철역이 폐쇄됐다.

시위가 격해지자 경찰은 최루탄, 고무탄 등을 발사하고 물대포 차를 투입해 시위 진압에 나섰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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