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열차서 가스통 폭발…70명 이상 사망 '참변'

입력 2019-10-31 22:07   수정 2019-11-01 07:28

승객, 아침식사로 계란 삶다 가스통 폭발

3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힘야르칸을 달리던 열차에서 조리용 가스통이 폭발해 73명 이상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익스프레스 트리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라왈핀디로 향하던 열차에서 가스통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객차 3칸이 소실됐다.
초기에 사망자 수가 13명으로 알려졌으나, 최소 73명까지 증가했으며 현재 부상자 40여명 가운데 10여명이 위독한 상태이다. 사고 지역의 모든 병원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당국은 일부 승객들이 규정을 어기고 열차에 가스스토브를 가져와 계란 등 아침 식사를 준비하다가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셰이크 라시드 아마드 파키스탄 철도부 장관은 "가난한 승객들은 장거리 여행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으려고 작은 가스스토브를 가지고 열차에 타는 경우가 많다"며 "음식을 요리하던 스토브 2개가 폭발한 뒤 급속히 불이 번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어 "희생자 중 상당수는 불길을 피해 달리는 열차에서 뛰어내렸다가 숨졌다"고 덧붙였다.
폭발이 발생한 뒤 식용유에 불이 붙어 화재가 더 급속히 번졌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생존자들은 화재 발생 후 열차가 멈춰서기까지 거의 20분이 걸렸다고 진술했다.
한 생존자는 "사람들이 울고불고 소리쳤다. 나는 우리가 죽을 줄 알았다"며 "내가 타고 있던 객차 옆 칸에 불이 났는데 (도울 수 없어) 너무나 무력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인근 마을 사람들은 불이 난 열차를 보고 물통을 들고 달려갔으나 불길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열차에서 뛰어내린 승객들의 시신은 사고 현장 주변 2㎞ 구간에 흩어져 있었다고 당국은 밝혔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는 한편 부상자들에게 가능한 한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당국에 지시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올해 7월 열차 사고로 24명이 숨지는 등 낙후된 철도 시설로 인해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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