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투자자들이 국채선물을 연이어 매도하면서 금융당국이 긴급 비상 대책회의를 개최해 사태 수습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금융당국은 외국인의 국채선물 대규모 매도에 따른 시장금리 급등과 관련한 긴급 비상 대책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 주재로 외국인의 국채선물 대규모 매도 원인을 살피고,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선 것이다.
실제 외국인은 국내 주식 시장에 이어 국채선물 시장에서 `셀 코리아`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한달간 3년물 국채선물을 3조4천억원어치 순매도했다.
10년물 국채선물의 매도세는 더욱 가팔랐다. 외국인은 지난 한달간 3일을 제외하곤 매일 10년물 국채선물을 순매도했는데, 그 규모만 4조원에 달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국채선물 매도는 자연스레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 9월30일 1.297%였던 3년물 국고채 금리는 10월30일 1.481%로 0.18%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10년물 국고채도 1.456%에서 1.753%로 상승했다.
다행히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세가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최근 정부가 513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는데, 국고채 발행 증가 등 채권 공급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외국인이 자금을 서둘러 옮기는 분위기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낙관론으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기관들이 북클로징(회계연도 결산일)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심지어 일각에선 향후 외국인이 국채현물로까지 매도폭을 확대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채선물 금리의 상승은 국채현물에서의 시장 금리가 상승하게 되는 중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한 번 국채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외국인이 매도 물량을 늘리는 압력 요소로 충분히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세는 외국인의 자금 이탈은 물론,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은데, 이런 경기 하강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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