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이제부터의 과제는 윤석열 총장이 아닌 다른 어느 누가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특별히 검찰개혁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공정에 관한 검찰의 역할은 언제나 중요하다"면서 "부패에 엄정히 대응하면서도 수사·기소 과정에서 인권·민주성·공정성을 확보하는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정착시켜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인권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 공정하고 민주적인 검찰 수사 절차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개혁 완성을 통한 시스템 정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이런 사명을 맡기려 윤 총장을 임명했지만, 이제는 사람이 아닌 시스템을 통해 검찰 수사가 공정해지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수사 논란과 승차공유 서비스인 `타다`에 대한 사법절차 착수 등을 놓고 청와대와 `윤석열 검찰`이 갈등 양상으로 비친 데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바로 앞에 두고 이런 발언을 한 것은 단순히 제도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을 넘어 윤 총장과 지금의 검찰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상당 수준 이뤘다고 판단한다"며 "이제 국민이 요구하는 그다음 단계 개혁에 대해서도 부응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면에서 검찰이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인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혁에 나서고 있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러나 셀프 개혁에 멈추지 않도록 법무부와 긴밀히 협력해 개혁 완성도를 높여줄 것을 특히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 요구가 매우 높다"며 "국민이 공권력 행사에 대해서도 더 높은 민주주의, 더 높은 공정, 더 높은 투명성, 더 높은 인권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검찰개혁으로 요구가 집중된 것 같지만 다른 권력기관들도 같은 요구를 받고 있다고 여기면서 함께 개혁 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반부패 개혁과 공정사회는 우리 정부의 사명으로, 적폐청산과 권력기관 개혁에서 시작해 생활적폐에 이르기까지 반부패정책의 범위를 넓혀왔다"며 "권력기관 개혁은 이제 마지막 관문인 법제화 단계가 남았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등 입법이 완료되면 다시는 국정농단과 같은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고 국민이 주인인 정의로운 나라도 한발 더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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