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여행지 살펴라"…해외 식음료 '전성시대'

입력 2019-11-10 08:30  



인기 해외 여행지의 현지 음식이 국내로 들어와 히트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외식 트렌드의 방향을 잡으려면 `뜨는` 여행지를 먼저 살펴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외국 여행을 가서 현지의 대표적인 식음료를 맛보고, 이런 음식들이 곧바로 국내에 상륙해 현지의 맛을 그리워하는 소비자들에 의해 대량 소비되는 것이 외식시장의 새로운 패턴으로 자리 잡아가는 추세다.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이런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한 대표적인 경우다.
푸르밀은 대만을 대표하는 `흑당밀크티`를 8월 출시했는데 3개월 만에 250만개가 팔리는 성공을 거두자 최근 `흑당카페라떼`도 내놨다.
흑당밀크티는 푸르밀이 세계 각국의 커피를 재해석해 선보이는 `세계의 레시피` 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9월에는 베트남에서 맛볼 수 있는 `연유라떼`를 출시했고, 올해 1월에는 아일랜드 커피를 모티브로 한 `아이리시커피`를 내놨다.
푸르밀은 10일 "액상커피를 즐기는 젊은 층이 해외여행에 관심이 많고, 특히 현지 먹거리 체험을 중시하는 점에 주목해 세계 각지를 대표하는 커피를 시중에서 간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각국의 이색 먹거리가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현상은 여행상품 판매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티몬이 올해 추석 연휴 기간 항공권 매출 순위를 분석한 결과, 대만 타이베이가 1위였고 이어 베트남 다낭(2위), 필리핀 세부(3위), 베트남 하노이(4위), 태국 방콕(5위) 등 동남아 관광지들이 상위권을 점령했다.
대만의 흑당, 베트남의 연유 커피, 태국의 망고 등의 국내 인기는 이런 동남아 여행지의 부상과 맞물린 것이어서 이목을 끈다.
G마켓에서도 올해 7월 동남아와 중국·대만 패키지여행 상품의 판매 신장률이 각각 20%와 45%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때를 같이해 올해 1∼10월 G마켓에서 베트남으로 대표되는 연유 제품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했고, 대만을 상징하는 흑당 제품 판매량은 무려 526% 껑충 뛰었다. 중국에서 유래한 마라 제품 판매량도 157%나 증가했다.
식품업계는 발 빠르게 관련 제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SPC삼립은 9월 흑당을 활용한 `흑당충전 시리즈` 베이커리와 `카페스노우` 냉장 디저트를 내놨다. 뚜레쥬르도 7월 흑당을 활용한 `곰돌이 푸` 케이크를 출시했다.
이디야커피도 올여름 `흑당 콜드브루`와 `버블 흑당 콜드브루`를 내놓고 흑당 열풍에 동참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것을 갈구하는 젊은 층은 외국에서 먼저 체험한 먹거리를 국내에서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움직임을 발 빠르게 잡아내고자 직원을 종종 해외에 보내 새로운 트렌드를 발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여행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만큼, 특정 먹거리에 대한 열풍이 금세 식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까지 인기 여행지 1위였던 일본이 한일관계 경색으로 여행객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일본 먹거리의 인기까지 떨어진 것이 한 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흑당 열풍은 길어야 내년 상반기까지라는 시각이 많다"는 견해를 보였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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