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범현대가' 차원에서는 20년만에 다시 항공업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다만 인수금액이 워낙 크다보니 자칫 모기업마저 부실해지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시아나항공을 품에 안은 HDC현대산업개발은 국내 시공능력평가 9위인 건설회사입니다.
그동안 현산은 단순한 건설사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인 기업 확장 작업을 벌여왔습니다.
지난 2005년 호텔업 진출을 시작으로 리조트와 면세사업까지 뛰어들면서 계열사만 24곳에 달합니다.
아시아나의 최종 인수에 성공하면 건설과 면세, 레저, 항공산업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그룹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특히 '범현대가' 차원에서는 20년만에 다시 항공업에 진출하게 되는 의미가 큽니다.
현대그룹은 고 정주영 회장 당시인 1996년 현대우주항공을 출범하면서 항공업 진출의 초석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1999년 이뤄진 빅딜에 의해 한국항공우주로 합쳐지면서 사실상 항공업에서 손을 뗀 바 있습니다.
<인터뷰>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신형 항공기와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항공산업 뿐 아니라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국내 2위 항공사를 손에 쥐게 된 현산의 앞날이 밝기만은 한 것은 아닙니다.
인수가격이 2조4천억원에 달하는 만큼 자칫 모기업마저 부실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9조5천억원에 달하고 실사 과정에서 우발적인 채무가 나올 가능성도 높습니다.
과거 대우건설, 대한통운 사례처럼 무리한 사세확장이 불러올 이른바 '승자의 저주'가 고개를 드는 이유입니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도 현산의 아시아나 인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단숨에 재계 17위로 떠오른 현산의 앞날에 아시아나가 날개를 달아줄 지, 재앙이 될 지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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