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부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53년 만에 최악의 홍수 피해를 겪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dpa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이날 오후 기준 187㎝까지 치솟을 정도로 이탈리아 전역에 큰 비가 쏟아졌다. 이는 조수 수위가 194㎝에 육박했던 1966년 이후 5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재난`을 선포하고, 심각한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극적인 상황"이라며 "(홍수의) 비용이 높은 만큼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다. 홍수는 기후변화의 결과"라고 트위터로 전했다.
조수 상승으로 베네치아 도시 대부분에서는 침수 피해가 속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NSA 통신에 따르면 현지 주민인 78세 남성은 집에 들어온 바닷물이 전기합선을 일으켜 감전으로 숨졌다.
9세기에 세워진 이후 이날 전까지 1200여년간 단 5번만 침수된 명소 산마르코대성당에도 이날 바닷물이 들어차 1m 이상 침수됐다.
비잔틴 양식의 대표건축물인 이 성당이 가장 최근에 침수된 지난해 10월, 관련 당국은 성당이 하루 만에 20년치 손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현지 운송업체 ACTV는 트위터로 홍수 때문에 모든 교통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바다를 낀 베네치아에서 조수 수위가 100∼120㎝를 오르내리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며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조화돼 있다. 하지만 120㎝를 넘어가면 도시 기능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수위가 110㎝를 초과하면 베네치아 섬의 12%가량이 침수된다. 140㎝를 넘어서면 절반 이상인 59%가 통상 물에 잠긴다고 한다.
최근 연이어 쏟아진 강우로 남부지역 역시 홍수 피해를 앓고 있다.
나폴리·마테라 등 남부 일부 지역은 예상치를 넘어선 강우로 인해 일선 학교의 휴교령이 내려졌다.
마테라에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동굴주거지가 침수됐으며, 시칠리아섬 주변 일부 도서는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때문에 접근이 통제됐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홍수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