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한국인 관광 의존도가 높은 일본 지역 도시의 하소연이 깊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지난달 방일 외국인 수 추계치를 보면 올해 10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19만7천300명으로 1년 전보다 65.5% 줄었다.
일본을 여행한 한국인 수는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선 올해 7월 이후 4개월 연속 전년 동월보다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 감소 폭은 2011년 4월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으로 66.1% 감소한 이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일본 주요 신문은 21일 지난달 일본을 여행한 한국인이 작년 대비 65.5% 급감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1면 뉴스로 다루면서 지역 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한국 관광객 급감, 지방의 한탄`이라는 제목의 르포 기사에서 한국인 온천 관광객으로 붐비던 오이타(大分)현의 황량해진 모습을 상세히 전했다.
오이타공항은 지난 8월 한국의 저가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이 한국의 3개 도시를 오가는 항공편의 운항 중지를 결정하면서 국제 정기 항공편이 사라졌다. 공항 국제선 터미널의 입구는 자물쇠로 채워졌다.
지난해 14만명이 이용한 이 공항의 국제선 터미널은 13억엔(141억원)을 들여 증축 공사를 마친 지 불과 3개월 만에 폐쇄됐다.
이 공항과 유휴인 온천마을을 오가는 버스의 승객도 사라졌다. 공항과 벳푸시를 오가는 버스를 운행하는 회사 측은 "노선을 유지할 방침이지만, 지금 상태로는 채산이 맞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온천과 골프 관광으로 유명한 오이타현은 관광객의 60%가 한국인이어서 다른 지역보다 더 타격을 받았다.
벳푸의 한 여관 주인은 "한국인 관광객이 7월 이후 작년보다 90% 줄었다"며 어깨를 떨구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부터 내년 3월 말 한일 국제선 편수는 주당 707편으로 올해 3~10월 대비 4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오이타공항을 포함해 16개 공항에서 감편과 운행 중단이 결정되는 등 일본의 지방 공항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보도했다.
아사히신문도 한국 항공사를 중심으로 한일 항공편의 감편과 운행 중단이 계속되면서 일본의 지방 공항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도 르포 기사를 통해 지난달 말 보수 공사를 마친 도토리(鳥取)현의 요나고(米子)공항의 황량한 모습을 전했다.
이 공항의 국제선 도착 로비 안내판에는 "금일 국제선 취항 편이 없습니다"라고 쓰여있었다.
새로 단장한 대합실은 한산했고, 한국의 저가 항공사 에어서울 카운터에는 로프가 처져 있었다. 주 6편이었던 한국 편이 서서히 줄어 10월에는 운항 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에히메(愛媛)현의 마쓰야마(松山)공항은 한국 편을 주 3편 유지하고 있지만, 탑승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에히메현의 담당 부서 간부가 직원들에게 자비로 한국을 방문하도록 유도하고 있어 현청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산케이신문도 지난달 한국인 관광객이 5년 만에 20만명 이하로 감소했다고 전하면서 한일 관계 악화의 영향이 관광 관련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오사카시(大阪市) 구로몬 시장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이 시장의 상점가진흥조합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정점 대비 7~10월은 한국인 관광객이 80~90% 감소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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