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농림수산상이 돼지 콜레라가 확산하자 바이러스를 만든 신이 나쁘다는 말을 했다가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에토 다쿠(江藤拓) 농림수산상은 전날 참의원 농림수산위원회에서 돼지 콜레라의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원래부터 신이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바이러스는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다"고 변명했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책임 회피다"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그는 "잘못 말했다"며 자신의 발언을 의사록에서 지워줄 것을 요청했다.
그래도 파문이 잦아들지 않자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수습을 위해 선두에서 노력해야 하는 인간이 남 탓을 해서는 안된다. 나 자신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통감했다"고 재차 사과의 뜻을 밝혔다.
에토 농림수산상의 설화(舌禍)는 각료들의 잇단 말실수, 비위로 인한 사임, 아베 총리의 `벚꽃 놀이 사유화` 논란으로 비판이 쇄도하고 있는 가운데 다시 나온 아베 정권의 악재다.
아베 내각의 멤버 중에서는 지난달 개각 한 달 반 만에 스가와라 잇슈(菅原一秀) 경제산업상과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일본 법무상 등 2명의 각료가 자신 혹은 배우자의 비위로 잇따라 사직했다.
아베 내각 구성원들의 `혀`가 파문을 일으킨 것은 지난달 이후 큰 것만 벌써 다섯번째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은 100명 가까이 숨지거나 실종된 태풍과 관련해 "내가 방위상이 되고 나서 벌써 태풍이 3개다. 나는 `비의 남자`다"고 농담해 여론의 몰매를 맞았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일본 문부과학상은 새 대학 입시 제도가 부유층에 유리하다는 지적에 대해 "신분에 맞게 노력하면 된다"며 불공평함을 당연시하는 태도를 보였다가 비판을 받았고, 문제의 새 입시 제도는 도입이 연기됐다.
아베 총리 스스로가 설화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이달 초 국회에서 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평정심을 잃고 자리에 앉은 채로 야유를 했다가 총리의 행동으로 비상식적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아베 총리가 정부 주최 벚꽃놀이에 자신의 후원회 관계자 등을 대거 초청하며 사유화했다는 논란이 거세다.
아베 총리가 자신의 사무소가 알아서 초청했다고 밝혔다가 초청자에 대해 의견을 말한 적 있다고 말을 바꾸면서 더 논란이 커졌고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도 초청에 관여한 사실이 밝혀지는 등 연일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연이은 악재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15~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6%포인트 하락한 49%를 기록하며 8개월만에 50% 이하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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