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사상 최악의 더위로 전국 평균 기온이 섭씨 40.9도에 달했다고 BBC방송이 18일 기상학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호주 기상청(BOM)은 17일(현지시간) "광범위한" 폭염 때문에 이전 전국평균 최고기온인 40.3도(2013년 1월 7일)를 넘어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기록 경신은 호주가 심각한 가뭄과 산불 때문에 사투를 벌이는 가운데 나와 그 심각성을 더했다.
산불이 수백곳에서 일어나면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자연재해 대처를 잘못하고 있고 기후 변화 정책 대응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중부 지역 일부 타운과 도시들에선 기온이 45도를 넘어섰다.
주 초반 서부 호주의 주도인 퍼스에서는 사흘 연속 40도를 넘어 여름철 12월 기록으로 사상 최고를 찍었다.
실제로 퍼스에 사는 스튜 펭겔리는 최악의 폭염 때문에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돼지고기 구이를 성공적으로 했다고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펭겔리는 돼지고기 1.5㎏을 구이용 그릇에 담아 좌석에 놔뒀더니 10시간 정도 후 "요리가 잘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밀폐된 차 안 온도가 오전 7시에 30도를 넘어섰고 10시엔 52도, 오후 1시에 81도에 달했다면서 이런 날 운전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차 안에 아이나 개가 있는 걸 보거든 주저 없이 유리창을 깨뜨려 구해내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이 같은 이상고온의 원인으로는 인도양 동·서안 해수면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인도양 다이폴(Indian Ocean Dipole·IOD) 현상이 지목된다.
다이폴은 인도양 동쪽 해수면 온도는 좀 더 시원하고 서쪽 해수면은 더 따뜻한 현상이다.
이런 온도 차가 60년 만에 가장 뚜렷해 인도양 서쪽인 동아프리카엔 평균보다 많은 비가 내리고, 동쪽 연안의 동남아시아와 호주엔 더 건조한 현상이 나타난다.
호주는 그러잖아도 장기간 가뭄을 겪어 왔으며 갈수록 가속화되는 지구온난화 영향 때문에 가장 더운 10개년 가운데 아홉 해가 2005년 이후 발생했다.
예보관들은 2019년도 현 추세로 봤을 때 가장 더운 4개년 가운데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올해는 또 호주로선 한 세기 만에 가장 건조한 해가 될 전망이다.
혹서 현상 때문에 호주에선 일상화된 산불, 가뭄, 홍수가 좀 더 빈발하고 그 정도도 심각해지고 있다.
호주 기상청은 기상 이변이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지목했지만, 정작 호주 `보수` 정부는 석탄 등 화석연료 의존 에너지 정책을 고수하고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목표도 달성하지 못해 국내외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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