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모텔 화재 '아비규환'…4층서 투숙객 뛰어내리기도

입력 2019-12-22 11:50  


22일 광주 북구 두암동 모텔 화재를 목격한 식당 주인 A(60대)씨는 직접 목격한 당시 상황을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아침 장사를 분주히 준비하느라 인근 모텔 건물에서 불이 난 사실을 뒤늦게 알아챘다.
그가 밖을 내다봤을 때는 제 발로 뛰쳐나온 다수 투숙객이 길거리에 쓰러져 연신 기침을 하고 있었다.
119구급대가 들것에 싣고 나오는 다수 부상자도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건물 한중간인 3층 객실에서 화재가 시작한 것으로 파악했다.
119소방대가 도착했을 때 시꺼먼 연기가 5층까지 꽉 들어차 있었다.
현장을 지휘한 소방관은 "한 여성 투숙객이 비상계단으로 몸을 피하지 못해 4층에서 스스로 뛰어내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주차장 지붕으로 추락한 이 여성은 천막이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재 역할을 하면서 심각한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지상 5층짜리인 이 모텔에는 32개의 객실이 있다.
주말이라 대부분 객실에 손님이 찼다.
투숙객이 단잠에 빠져있을 시간대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다수 투숙객이 119구조대가 도착 전까지 연기가 가득 찬 건물 안에 갇혀있었다.
경찰은 이날 광주 모텔 화재 현장에서 1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투숙객 중 14명은 심정지·호흡곤란·화상 등으로 긴급·응급 환자로 분류돼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대부분 연기를 흡입한 환자로 일부는 심폐소생술을 받는 등 생명이 위중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화재 신고는 이날 새벽 5시 45분쯤 119상황실에 접수됐으며, 대응 1단계를 발령한 소방당국에 의해 22분 만에 꺼졌다.
모텔 모든 층에서 화재 자동감지기와 경보기가 작동했고,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등은 조사 중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투숙객의 방화 때문에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용의자 김모(39)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이날 혼자 모텔에 묵은 김씨는 베개에 불을 붙인 뒤 이불 등으로 덮고 밖에 나왔으며 두고 온 짐을 챙기기 위해 다시 와 방문을 열자 갑자기 불길이 크게 번졌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김씨는 신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 불을 질렀다고 경찰에게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병원 치료를 마치는 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광주 모텔 화재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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