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삼다수' 먹는샘물 24년 만에 첫 파업…공급 차질 없을까

입력 2019-12-2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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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샘물 `제주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가 창립 24년 만에 첫 파업을 맞게 된다.
도개발공사 노조는 오는 27일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24일 밝혔다.
노조는 30일 오전 9시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삼다수 공장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한다.
노조 측은 총파업에 돌입하면 행정직을 포함한 도개발공사 전체 직원 750여 명 중 조합원 612명이 모든 업무를 중단하게 된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또 오경수 도개발공사 사장과 본부장, 이사 등 경영진이 퇴진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사 양측은 전날 성과장려금 지급과 공장 24시간 가동에 따른 야간근로수당 확대 등 근로자 처우개선과 노동이사제 도입 등의 핵심 쟁점을 놓고 제주도지방노동위원회 주재 조정 회의를 진행했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사실상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노사 간 합의 실패에 따라 노조는 이날 대의원 회의를 열고 총파업 돌입 여부와 시기, 규모 등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벌였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경영진과 신의원칙에 입각해 7월부터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19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근로조건 개선 등 166개 조항에 대해 서면 합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노조는 "하지만 경영진은 제주도의 핑계를 대며 약속 기한인 지난 10일까지도 단체협약 체결을 거부했다"며 "이에 따라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했지만, 경영진은 조정 회의에서도 불성실한 태도로 단체협약을 거부해 조정위원들조차 난색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그러면서 "조합원들을 쟁의행위로 몰아놓고 모든 책임을 노동조합에 전가하는 오경수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의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거짓 해명과 책임 전가에만 급급한 도개발공사 경영진은 퇴진하고 제주도 역시 탈법적인 개입을 중단하고 현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사상 첫 도개발공사 총파업이 현실화하면서 당장 제주지역 가공용 감귤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가공용 감귤 처리 추산 물량 약 9만t 가운데 도개발공사가 처리 예정인 물량은 5만t이다. 나머지 물량은 롯데칠성과 일해가 2만t씩 처리한다.
도개발공사는 2001년부터 감귤가공공장을 운영하며 비상품 감귤을 수매해 감귤 농축액을 생산하고 있다.
도개발공사는 감귤 수확기에 접어들면서 지난달부터 감귤가공 1·2 공장을 24시간 가동해 하루 690t에 이르는 물량을 처리, 지난 19일 기준 1만5천312t을 처리했다.
도개발공사 감귤가공공장 운영이 멈추면 하루 평균 1천500t 수준인 가공 처리 물량이 절반 가까이 감소하게 되면서 앞으로 유통센터와 선과장에 들어오는 가공용 감귤 처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삼다수 공급은 당분간 차질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할 경우 삼다수 생산에 차질이 우려되지만, 이미 생산한 삼다수 비축 물량이 많아 앞으로 두 달간은 공급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다수 생산 라인은 겨울철 정비 기간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으며 내년 1월 2일부터 재가동될 예정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현재 노조 측으로부터 파업에 대한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내일 관련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 20∼21일 총 조합원 605명을 대상으로 단체협약 노동쟁의행위 찬반 투표(투표율 96.5%)를 진행해 쟁의행위 찬성 97.3%(568명)의 결과를 얻어냈다.
도개발공사 노조는 지난 2월 설립됐으며 민주노총 및 한국노총 등의 상급 단체를 두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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