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허리띠 졸라매도 제재봉쇄 돌파해야"...경제 어려움 인정

입력 2020-01-01 14:18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국의 대북제재에 따른 경제적 난관을 자력갱생으로 `정면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경제 부문을 `침체`, `타성에 젖은` 등 강한 어휘로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기어이 자력부강, 자력번영하여 나라의 존엄을 지키고 제국주의를 타승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억센 혁명 신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집권 초기인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 경축 열병식에서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던 발언을 뒤집은 셈이다.

그는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했다.

그는 "적과의 치열한 대결은 항상 자체의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을 동반하며 자기를 강하게 만드는 사업이 선행되어야 주동에 서서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면서 "자력강화의 견지에서 볼 때 국가관리와 경제사업을 비롯한 이여의(다른) 분야에서 바로잡아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 "자력갱생, 자급자족하자고 계속 말하고 있지만 이를 실행하는 우리의 사업은 지난날의 타성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가관리 사업과 경제사업이 "자립, 자강의 거창한 위업을 견인하고 추동하기에는 불충분하며 대담하게 혁신하지 못하고 침체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금속공업, 화학공업, 전력공업, 석탄공업, 기계공업, 건재공업, 철도운수, 경공업부문을 열거하며 "폐단이 산적됐다"고도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경제를 재정비하자면 결정적으로 경제사업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 지도와 전략적 관리를 실현하기 위한 강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경제사령부로서의 내각이 자기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심각한 현 실태"를 엄중히 꼬집으면서 내각의 역할을 강조했다.

대책으로는 ▲ 사회주의 상업 복원 ▲ 불필요한 절차·제도 정리 ▲ 사업능률을 저하하는 요소들 바로잡기 ▲ 전문 건설 역량 확대 강화와 건설장비 현대화 ▲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의 현실성 있는 실시 ▲ 과학농사 ▲ 증산 절약과 질 제고 ▲생태환경 보호와 자연재해 방지 등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자기 힘을 믿지 못하는 땜때기식 투자, 자체의 잠재력에 의거하지 않는 하루살이식 투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미래를 내다보면서 전망성 있게 사업하는 것이 혁명을 책임지는 마땅한 태도"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정면돌파`를 열쇳말로 제시했다.

그는 "우리에게 있어서 경제건설에 유리한 대외적 환경이 절실히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화려한 변신을 바라며 지금껏 목숨처럼 지켜온 존엄을 팔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적대 세력들이 우리가 편하게 살도록 가만두리라는 꿈은 꾸지도 말아야 하며, 사회주의 건설의 전진도상에 가로놓인 난관을 오직 자력갱생의 힘으로 정면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배포한 분석자료에서 "북한이 장기적 제재 국면을 기정 사실화했다"면서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활로을 위한 `정면돌파전` 강행을 강조하며 경제가 기본 전선임을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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