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서비스 기업 전환' 본격 시동…"LA 市와 실증사업 강화"

입력 2020-01-05 15:23  


▲ 정헌택 현대자동차그룹 전략기술본부 모빌리티사업실장(상무)이 4일(LA 현지시각)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모션랩` 사업 설명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자동차 제조 만이 아닌 모빌리티 서비스를 갖춘 기업으로의 전환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LA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헌택 현대자동차그룹 전략기술본부 모빌리티사업실장(상무)은 "2025년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 제조기업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수단을 통해 고객들의 이동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Smart Mobility Solution Provider)`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가장 먼저 모빌리티 서비스 법인 `모션랩`을 설립하고, LA시와 협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LA시와의 협력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최근 시작한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혁신 모빌리티 사업 검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LA에 모빌리티 서비스 법인을 설립한 데 대해 "LA가 가진 도시의 특성과 2028년 올림픽 준비를 앞둔 LA시가 교통과 환경 개선 사업 발벗고 나서며 미래 모빌리티 사업 검증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LA는 뉴욕(New York)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인근 지역의 위성 도시들까지 합치면 약 1천만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또 2014년 미국 브루스킹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8,604억 달러의 GDP(국내총생산)를 발생시키는 세계 최대의 경제권이기도 하다.

로스앤젤레스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LA의 연간 방문객 수가 처음으로 5천만명을 넘어서는 등 매년 여행이나 사업 목적으로 이 곳을 찾는 방문객이 늘고 있다.

또 수많은 사람들이 LA 시내로 출퇴근하는 탓에 자동차 교통량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LA시에 따르면 이 곳 주민들은 미국 전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인 연평균 약 102시간을 교통체증 속에서 보내고 있고, 연간 245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등 과밀화된 교통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불어 배출가스로 인한 환경오염도 심각해지고 있다.

LA시는 2028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심각한 교통 문제 해결 등 성공적인 대회 유치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목적으로 `2025 비전 제로(Vision Zero)` 계획을 선언했다.

2025년까지 내연기관 제로(Zero)와 함께 교통사고 제로(Zero)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LA시는 이를 위해 도시 교통체계 개선 협의체인 `어반 무브먼트 랩스(UML: Urban Movement Labs)`를 발족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LA시 산하 ▲LA메트로(LA metro) ▲LA교통국(LA DOT) 등의 기관과 ▲미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Verizon) ▲미국 차량공유전문기업 리프트(Lyft) ▲구글의 자율주행 전문 기업 웨이모(WAYMO)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체들도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모션랩 설립을 통해 2020년부터 완성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UML의 카셰어링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또한 LA시는 미래 혁신 모빌리티 사업을 검증할 수 있는 시장성까지 갖추고 있다.

실제로 LA시민은 1인당 연평균 9,741달러를 교통비로 지출, 미국 최대의 도시인 뉴욕(7,907달러)과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런던(5,445달러)를 앞지르고 있다.

나아가 미국 전체의 약 20%에 해당하는 전기차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유형 스쿠터 및 자전거 등 3만6천개의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배치돼 있다.

또한 뉴욕의 2배 이상인 90개의 대중교통 관련 신생기업(스타트업)이 60억 달러가 넘는 투자를 유치하는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 관련 유무형적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갖춰져 있다는 평가다.

이를 위해 모션랩은 지난해 11월부터 LA의 최대 번화가이자 한국의 서울역에 비견되는 `유니언역(Union Station)`을 비롯한 4개 주요 역에서 모션 카셰어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모션랩은 LA 지역에서의 카셰어링 사업을 크게 2단계, 세부적으로는 3단계로 구성해 점차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2단계란 현재 역(驛) 기반 왕복 운행 방식(Station-based Round trip Model: 반드시 해당 차량을 출발한 역으로 돌아와 반납해야 함)을 탈피하고, 출발지와 도착지를 다르게 할 수 있는 프리플로팅(One way Free-floating Model, 유동형 편도) 방식이다.

3단계는 LA 도심에 국한되지 않고 외곽 지역까지 운영 범위를 확대하고 더 많은 차고지를 확보해 이용자가 보다 편하게 원하는 지점에 가장 가깝게 차량을 이용하고 그 장소에서 반납까지 가능한 서비스다.

현재 모션랩이 운영하는 카셰어링 서비스는 첫번째 단계로 ▲유니언역을 비롯해 ▲웨스트레이크역 ▲페르싱역 ▲7번가/메트로센터역 등 대형 전철역 기반(Station-based) 방식으로 4개의 역사 환승 주차장에서 우선 제공된다.

이 네 지점은 주요 전철역 환승 구간 및 인구 밀집 지역이기 때문에 카셰어링 서비스가 가장 활발하게 이용될 수 있는 지점으로 꼽힌다.

모션랩은 향후 ▲LA 시내(Downtown) 지역 ▲한인타운 ▲헐리우드 지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카셰어링 서비스 지역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카셰어링에 활용되는 차량은 현대차 아이오닉 PHEV 15대를 시작으로 향후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추가할 예정이며, 기아차의 차종도 추가하는 등 최대 300대 이상으로 운영 규모를 확대해 프리플로팅 방식에 대응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과 모션랩은 이와 같은 서비스 확장을 통해 카셰어링 서비스의 사업성을 검증하고 에너지 절감, 대기오염 감축, 혁신적인 이동 편의성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모션랩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 개별 차종의 상품성 홍보, 판매 확대 등 부가적 효과를 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서도 모빌리티 통합 관리 솔루션 기업 `모션`을 설립하고, 국내 환경에 맞춰 렌터카 업체들과 적극적인 협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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