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지방법원이 보석 중 레바논으로 도주한 카를로스 곤 전 닛산(日産)자동차 회장이 납부한 보석금 15억엔(약 160억원)을 전액 몰수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NHK가 7일 보도했다.
몰수된 보석금으론 역대 최고액으로 보인다고 NHK는 전했다. 몰수 보석금은 국고로 환수된다.
앞서 도쿄지방법원은 출국금지 상태였던 곤 전 회장이 지난달 29일 일본을 탈출함에 따라 같은 달 31일 보석 취소를 결정했다.
곤 전 회장은 재작년 11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와 특별배임 등 혐의로 일본 사법당국에 구속됐다가 10억엔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3월 풀려났다.
이후 한 달여 만에 재구속된 뒤 추가 보석 청구 끝에 5억엔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4월 풀려나 사실상의 가택 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작년 말 일본 사법당국의 감시망을 뚫고 몰래 레바논으로 도주해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NHK는 곤 전 회장이 오는 8일 레바논 현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체포 및 기소의 배후로 일본 정부 관계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닛산자동차 내부 쿠데타였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폭스 비즈니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폭스 비즈니스는 지난 6일 곤 전 회장을 직접 취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곤 전 회장의 기자회견에는 100여명의 외신 기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 자리에서 곤 회장은 일본 탈출 경위를 설명하고, 일본 사법제도의 불공정성도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닛산자동차는 이날 곤 전 회장의 레바논 도주 관련 첫 성명을 내고 "일본의 사법제도를 무시한 행위로 매우 유감"이라며 곤 전 회장의 재직 당시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청구 절차를 진행하는 등 책임을 추궁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도쿄지검 특수부는 7일 곤 전 회장의 부인인 캐럴 곤에 대해 위증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특수부에 따르면 캐럴은 지난해 4월 도쿄지방법원에서 곤 전 회장의 특별배임 사건 관련 증인 신문 때 허위 증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캐럴은 곤 전 회장과 함께 레바논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수사당국은 곤 전 회장에 이어 캐럴에 대해서도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에 국제수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NHK는 전망했다.
일본 민영방송인 TBS는 캐럴로 추정되는 여성을 태운 레바논 정보기관의 차량이 곤 전 회장의 자택을 출입하는 모습이 목격됐다면서 레바논 정부의 지원 의혹을 6일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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