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겨냥한 이란의 보복성 미사일 공격이 미국과 이란 양측의 체면을 세우기 위한 `계산된 이벤트(calibrate event)`였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워싱턴과 중동에 주재하는 고위 미국 관료들을 인용, 이라크 주둔 미군 시설에 대한 이란의 공격은 최소한의 사상자로 이란 측의 체면을 세워주는 동시에 양국이 일촉즉발의 전쟁 상황에서 물러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의도된 이벤트였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관리들은 이란의 공격 전인 지난 7일 오후부터 "정확한 대상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란 측이 이라크 내 미국인을 공격 목표로 정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전 경보는 미국의 정보 소식통뿐만 아니라 이라크 측으로부터도 함께 전달된 것이었다고 관리들은 설명했다.
익명의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라크 측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이런 상황(공격)이 오리라는 것을 수 시간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며 "이란이 미군 기지 공격을 시도한다는 첩보가 몇 시간 전부터 들어왔다"고 말했다.
미군 지휘관은 이러한 사전 경고에 따라 군을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 기지 내 군부대는 벙커에 들어가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제자리에 몸을 숨길 것"을 지시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후 백악관 대국민 담화에서 예방조치와 조기 경보 시스템 작동 등으로 인해 어떠한 미국민 및 이라크인도 생명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이란이 발표한 사상자 숫자가 크게 엇갈리는 것도 의혹을 뒷받침한다.
앞서 이란 국영방송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인용해 미사일 공격으로 미국인 8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인 사상자가 전혀 없었다고 발표했다.
관리들은 이란이 미국인 사망자 수를 부풀린 데 대해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 솔레이마니를 공습 사살한 데 대해 충분한 보복을 했다는 메시지를 대내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