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진그룹 지분을 가진 '큰 손'들이 전방위로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인데요.
작년 말 총수일가의 내분까지 터져나오면서 그야말로 '사면초가'입니다.
돌파구는 무엇일까요?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칼 이사연임이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를 쥔 한진칼 2·4·5대 '큰 손들'이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며 조 회장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의 2대 주주인 강성부펀드(KCGI, 지난해 말 기준 17.29%)는 한진그룹 경영진이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다며 여론몰이에 나섰습니다.
<영상> 신민석 KCGI 부대표
"지난해 3분기 말 대한항공 부채 비율은 861%로 코스피200 기업 중 1위, 경영진이 부채비율 개선 노력을 하겠다는 건지 의문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고(故) 조양호 회장 연임에 반대표를 던졌던 5대 주주(4.11%) 국민연금도 지분을 잇달아 사들이며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남매의 난’으로 드러난 오너들 간 경영권 분쟁, 최근 불거진 창업주 고(故) 조중훈 명예회장의 해외은닉재산 상속세 등을 문제 삼아 조원태 회장 연임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달 국민연금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가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의결하면서 우려는 더 커졌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한진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현재 지분율이 5% 아래인 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도 확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4대 주주(6.28%)인 반도건설도 추가 매집과 경영권 참여 가능성을 내비쳐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조원태 회장은 오는 3월 한진칼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됩니다.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조 회장의 경영권 향방을 가르는 셈인데, 2·4·5대 큰 손들이 같은 편에 설 경우 지난해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이 경영권을 잃었던 사태가 재연될 수 있습니다.
뭉쳐야 할 판에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키우고 있는 총수 일가의 내분도 변수입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갈등에 이어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에게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소란까지 발생하면서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키웠기 때문입니다.
현재 조 회장과 어머니는 화해했지만, 아직 누나와의 갈등은 정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상속 지분이 엇비슷한 만큼 가족의 도움 없이는 경영권을 지켜낼 수 없단 점에서 조 회장이 누나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됩니다.
업계에서는 추가로 우호세력을 확보하는 방안도 경영권을 방어하는 또 다른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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