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왕실, 해리왕자 부부 '독립 선언' 수용할 듯

입력 2020-01-1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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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 부부의 이른바 `독립 선언`을 영국 왕실이 수용하려는 모양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은 9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세손이 보좌관들에게 해리 왕자 부부 사태 해결책을 수일 안에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날 이들은 대책 회의를 한 후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보좌진에 영국과 캐나다 정부, 해리 왕자 부부와 협력하라고 지시했다.
왕실 당국자들은 수일 안에 완전히 합의된 해결책을 공개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버킹엄궁은 앞서 공식 성명에서 해리 왕자 부부 문제는 "신중하게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릴 복잡한 문제"라고 밝혔지만, 왕실 내부에선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어 보인다고 가디언은 분위기를 전했다.

해리 왕자와 마클 왕자비는 지난 8일 오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시니어 왕실 가족 일원에서 한 걸음 물러나고 재정적으로도 독립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영국과 북미에서 균형 있게 시간을 보낼 것이며, 왕실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운 새로운 역할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와 형 윌리엄 왕세손 간 불화, 메건 마클 왕자비와 친아버지 간 갈등 등 사생활에 대한 언론의 과도한 관심에 따른 피로감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 지목된다.
일각에서는 왕자 부부가 사전 조율 과정 없이 갑작스럽게 `왕실 독립`을 선언한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왕실 전문 작가인 페니 주너는 "이들은 자영업자가 아니라 가족 기업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라며 "아무런 상의 없이 이런 발표를 하는 것은 매우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갑작스러운 `폭탄선언`으로 후폭풍을 불러온 메건 마클 왕자비는 영국에서 캐나다로 다시 건너갔다.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휴가를 캐나다에서 보낸 뒤 영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생후 8개월인 아들 아치는 유모와 함께 계속 캐나다에서 머물러왔다.
해리 왕자 부부의 대변인은 AFP 통신에 "왕자비는 캐나다에 있다고 확인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언론들은 마클 왕자비가 당분간 캐나다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해리 왕자 부부가 영국과 북미에서 균형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주로 캐나다에 머물면서 미국도 오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캐나다는 영국과 옛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가들이 주축이 된 국제기구인 영연방 회원국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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