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中 전역 확산…"사람간 전염 확실"

입력 2020-01-21 16:34   수정 2020-01-21 16:38


중국에서 `우한 폐렴`의 사람간 전염 현상이 나타났으며 의료진도 대거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한 폐렴은 진원지인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넘어 수도 베이징(北京)과 광둥(廣東)성, 상하이(上海)까지 번졌으며, 우한에서는 4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또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도 확진 환자가 1명 나오면서 동북지역까지 우한 폐렴 감염 지역이 됐다. 여기에 광시(廣西)장족자치구에서도 의심 환자 1명이 확인되면서 사실상 신형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 국가 위생건강위원회의 고위급 전문가팀장이자 중국공정원 원사인 저명 과학자 중난산(鐘南山)은 지난 20일 밤 중국중앙방송(CC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지금까지는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만 밝혀왔다.
중난산 원사는 광둥성의 환자 가운데 2명은 우한에 간 적이 없으며 가족이 우한에 갔다 온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진 14명이 환자 1명으로부터 감염됐다는 사실도 전했다. 의료진의 감염 사례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의료진 가운데 1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 원사는 사람 간 전염과 의료진 감염이 나타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는 전염성이 높지 않다면서도 "사람 간 전염에 대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 폐렴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시장의 야생동물로부터 인간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 원사는 또 "이번 춘제 연휴에 감염자 수가 증가할 것"이라며 "우리는 `슈퍼 전파자`가 출현하지 못하도록 예방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우한의 화난(華南)수산도매시장에서는 야생동물도 도축해서 팔아왔다. 우한 위생건강위원회는 이 수산시장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중 원사는 2003년 사스 규모를 밝히는 데 도움을 준 인물 중 한명이다.
또한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9일 저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지난 13일 발병한 89세 남성으로 고혈압과 당뇨 등의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우한시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198명 가운데 25명이 완치돼 퇴원했고 4명이 사망했다.
현재 우한시에서 격리돼 입원 치료를 받는 169명 가운데 35명은 중증이며, 9명은 위중한 상태다.
상하이와 다롄 보건당국도 이날 환자가 각각 1명씩 늘어났다고 밝혔다. 두 환자 모두 우한에서 직장을 다니거나 우한을 방문했던 30대 남성이다.
또 광둥성에서 발생한 환자 14명 중에는 10세 아동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중국 전역의 환자 수는 우한 198명 외에 광둥성(14명), 베이징(5명), 상하이(2명), 다롄(1명) 등 모두 220명에 달한다.
이밖에 쓰촨(四川)성, 윈난(雲南)성, 산둥(山東), 저장(浙江), 광시성 등지에서도 의심 환자가 속출하면서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한 폐렴이 전국적으로 확산할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 당국과 기업들은 우한 왕래를 차단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톈진항공은 1월 15일∼2월 29일 우한행 항공편에 대해서는 전액 환불 조치를 내놨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携程)도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춘제 연휴 기간에 예약된 우한 지역 호텔과 관광지 입장권, 차량 이용 서비스의 예약을 환불 수수료 없이 환불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보건 당국과 우한 폐렴 발생지인 우한 정부도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를 내놨다.
우한시 당국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 춘제 문화 행사를 연기하기로 했다.
우한시는 또 감염방지 지휘본부를 구성해 중증 환자에 대한 일 대 일 맞춤형 관리를 시행하기로 했다.
국가 위생건강위원회 고위급 전문가팀은 "현재 상황에서는 우한에 될 수 있으면 가지 말아야 하고, 또 우한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될 수 있음 외부로 나오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면서 "이는 국가기관의 요구가 아니라 우리 전문가 집단의 건의 사항"이라고 권고했다.
태국과 일본, 한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나왔다.
전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질병 확산을 통제하라고 긴급 지시한데 이어 이날 중국 국가건강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법정 전염병 을(乙)류에 포함하고 최고 단계인 갑(甲)류 전염병에 준해 예방·통제 조치를 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한 폐렴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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