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채용비리 혐의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가 선고됐지만, 조 회장측은 미흡한 점이 있다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영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채용업무의 적정성은 해쳤지만 피해를 본 구직자가 없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이유입니다.
신한은행 채용비리 사건 1심 재판을 맡은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손주철 부장판사)는 “최고 책임자로서 특정인의 지원 사실을 알린 행위 자체만으로도 인사부의 채용업무 적절성을 해쳤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특정 인사 채용 사실을 알리면서도 다른 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유예할 사유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굳은 표정으로 포토라인 앞에선 조용병 회장은 혐의를 부인하면서 즉각 항소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조용병 / 신한금융지주 회장
“45차례에 걸쳐 많은 소명을 했는데도 미흡한 점이 있었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 항소를 통해서 다시 한 번,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신한금융 측은 현직 CEO 구속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면한 것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
법정구속을 피한 만큼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들은 ‘현대판 음서제’로 불리는 채용비리 사태를 사법부가 너무 가볍게 판단한 게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인터뷰> 김득의 / 금융정의연대 대표
“피해자들 입장에서 봤을 때 두 번 죽이는 거죠. 신한의 채용비리는 대표적인 ‘아빠찬스’에요. 현대판 음서제도입니다. 법원이 집행유예를 한 것은 봐주기 판결이라고 할 수 밖에 없죠.”
일부에선 같은 혐의로 법정 구속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과 이석채 전 KT 회장의 사례와 비교해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당시 법원은 이광구 행장에 대한 양형 이유에 대해 "은행의 공공성과 우리은행 (사회적) 위치 등을 고려하면 (은행장의) 재량권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