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전역' 성전환 군인 "최전방 남고 싶다" 눈물

입력 2020-01-22 18:10   수정 2020-01-22 18:15


남성으로 입대해 성전환 수술을 받아 강제 전역 대상이 된 군인이 최전방에서 계속 복무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22일 오후 시민단체 군인권센터가 연 기자회견에 군복을 입고 직접 참석한 변희수 하사는 "어린 시절부터 이 나라와 국민을 수호하는 군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며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한 마음을 줄곧 억누르고,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 뜻으로 힘들었던 남성들과의 기숙사 생활과 일련의 과정을 이겨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젠더 디스포리아`(성별불일치)로 인한 우울증 증세가 심각해졌고, 결국 억눌렀던 마음을 인정하고 성별 정정 과정을 거치겠다고 결정했다"며 "소속부대에 정체성을 밝히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막상 밝히고 나니 후련했다"고 말했다.
변 하사는 "군이 트랜스젠더 군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미처 되지 않았음은 알고 있다. 하지만 군대는 계속해서 인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진보하는 중"이라고 전제하며, "수술을 하고 `계속 복무를 하겠냐`는 군단장님의 질문에 저는 `최전방에 남아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 계속 남고 싶다`고 답했다. 성별 정체성을 떠나,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변 하사는 "저는 복무할 수 있게 된다면 용사들과 취침하며 동고동락하고 지내왔고, 그 생활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유일한 여군이 될 것"이라며 "이런 경험을 군에서 살려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면, 그 시너지 효과 또한 충분히 기대해볼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성소수자 군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제가 그 훌륭한 선례로 남고 싶고, 힘을 보태 이 변화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 등에 따르면 변 하사는 기갑병과 전차승무특기 부사관으로 임관해 경기 북부의 한 부대에 전차 조종수로 복무하던 중 지난해 휴가 기간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복귀했다. 이후 변 하사는 성별을 여성으로 정정하기 위해 관할법원에 성별 정정 허가도 신청했다.
육군은 22일 변 하사의 전역심사위원회를 열고 "군인사법 등 관계 법령상의 기준에 따라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며 전역을 결정했다.
육군의 전역 조치로 변 하사는 24일 0시부터 민간인이 된다.

성전환 군인 강제 전역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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