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武漢) 폐렴`의 근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시가 `유령도시`처럼 변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우한 화중사범대학에 다니는 인도네시아 유학생 에바 타이베는 SCMP와 인터뷰에서 "도시 전체가 적막감에 휩싸여 있어 무서운 느낌마저 든다"며 "가끔 구급차 소리만 들릴 뿐"이라고 전했다.
지난 23일 `우한 봉쇄`가 결정된 이후 우한 내에서는 대중교통 운행이 전면 중단됐으며, 자가용 운행까지 금지돼 도로는 텅 빈 상태이다.
우한을 빠져나오지 못한 외국인들이 올린 유튜브 영상을 보면 특급 호텔과 고급 상점이 즐비한 시내 번화가에 자동차 한 대도 지나가지 않는 모습이 담겨 있다.
대형 마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았으며, 유일하게 문을 연 상점인 약국에는 마스크 등 의약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 모습이 목격됐다.
중국경영망은 우한의 한 마트를 찾았을 때 일부 상품은 동났고 계산대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고 보도했다.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는 채소 등 식품 진열대가 초토화한 사진들이 올라왔다. 시민들이 대거 사재기에 나선 탓에 진열대가 싹 비어 있었다.
불과 몇 위안인 배추 한 포기에 35위안(약 5천원)짜리 가격표가 붙어있는 사진도 웨이보에서 화제가 됐다.
현재 우한 내에는 250여 명의 인도네시아 유학생이 남아 있으며, 이들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도움을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
타이베는 "베이징에 있는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식량과 의약품 등을 보내 달라고 요청하고 인도네시아 정부에는 우리를 구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계속 기다리고만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에 우한 폐렴 확산까지 겹치면서 우한 내 물가는 상당히 오른 상태라고 인도네시아 유학생들은 전했다.
인도네시아 유학생 레스타리 차니아고는 "우리가 굶주리는 것은 아니며,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힘을 얻고 있다"며 "우리는 인도네시아 정부를 믿으며, 우리 정부가 우리를 구해줄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오후 9시 현재 전국 30개 성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는 4천629명, 사망자는 106명이라고 발표했다.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에만 확진자가 2천714명으로 늘었고, 이 지역 사망자도 100명에 이르렀다. 우한 내 사망자는 85명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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