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연차 회장 누구?…'盧의 남자'에서 '박연차 게이트'

입력 2020-01-31 18:14   수정 2020-01-31 22:01

폐암으로 별세 향년 75세…비공개 가족장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31일 오후 3시 병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폐암을 앓고 있던 박 회장은 최근 병세가 급속도로 악화하며 끝내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실업 관계자는 "박 회장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며 "장례는 평소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최대한 간소하고 조용하게 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2009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박연차 게이트`의 장본인이다.
무엇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게이트로 검찰 조사까지 받으며 결국 투신하는 결정적 계기가 돼 두 사람의 20년 관계는 파국적으로 마무리되고 말았다.
박 전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인연은 197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남 밀양 출신인 박 전 회장은 1971년 김해에 태광실업 전신인 정일산업을 세우면서 당시 세무 공무원이던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와 친분을 쌓게 됐다.
이후 박 전 회장은 1980년대 후반 국회의원 선거를 계기로 노 전 대통령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된다.
1988년 3월 노 전 대통령이 13대 총선에 부산 동구 국회의원에 출마하자 박 회장은 선거자금을 지원해 주기 위해 건평씨의 한림면 임야를 4억5천만원에 사들였다.
2002년 대선 때에는 건평씨가 노 전 대통령 대선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내놓은 거제시 구조라리 별장을 10억원에 매입하며 이름을 알렸다.
노 전 대통령 재직 당시에는 사업을 확장하며 승승장구했다.
2005년 5월 박 전 회장의 계열사가 보유했던 경남 진해 옛 동방유량 공장 부지 고도제한이 완화되면서 부지 매각으로 330억원대 차익을 얻었다.
참여정부 말기에는 30억 달러 규모의 베트남 화력발전소 사업을 수주했다.

2007년 11월 노 전 대통령이 방한한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에게 "박연차 회장은 내 친구"라고 소개한 일화는 유명하다.
노 전 대통령은 박 전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씨를 2004년 1월 중부지방국세청장에 이어 이듬해 6월 국가보훈처 차장, 2007년 4월 국가보훈처장에 임명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하자 박 전 회장은 봉하마을 사저 건축비 명목으로 15억원을 빌려줬다.
그러나 2009년 농협과 세종증권 관련 주식 조작 수사 과정에서 박 전 회장이 여야 가리지 않고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가 밝혀진 속칭 `박연차 게이트`가 터지며 두 사람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박 전 회장이 구속된 뒤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에게 500만달러를 송금했다고 말하는 등 불리한 진술을 쏟아냈다.
노 전 대통령의 가족과 측근이 줄줄이 조사받고 본인까지 검찰에 출석하는 등 `박연차 게이트`는 초대형 스캔들로 번졌다.
결국 2009년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하는 역사적 비극을 낳았다.
박 전 회장은 2011년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291억원이 확정돼 2014년 2월 만기 출소했다.
그 사이 2009년 11월 박 회장은 지병을 이유로 보석이 허가됐다가 2011년 6월 재수감돼 남은 형기를 채웠다.
출소한 그는 "노 전 대통령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아울러 여생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본업인 사업에 열중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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