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야생동물에서 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여전히 야생동물이 식용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방도시보는 지난 29일 광저우(廣州)의 한 재래시장에서 대나무쥐, 꿩 등을 은밀히 팔고 있었다고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장은 겉으로는 이상한 점이 없었지만 구석구석 살펴보니 가림막으로 전부 덮여있는 곳이 있었고 안쪽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 시장에서 야생동물 외에 개와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도 식자재로 거래돼왔다고 야생동물 보호단체의 자원봉사자는 말했다.
닫혀있는 천막의 반대쪽으로 돌아 들어가니 어두컴컴한 안쪽의 철창에 꿩 1마리와 대나무쥐 2마리, 고양이 2마리가 갇혀있었다.
한 상인은 대나무쥐를 사라고 권하면서 1근(500g)에 80위안(약 1만4천원)인데 지금 있는 것은 2근이 넘는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은 근처 창고에 뱀이 있다면서 1근당 양식한 것은 80위안, 야생은 150위안이라고 말했다.
야생동물 보호 단체 자원봉사자는 여러 차례 신고도 하고 심지어 현장 시위까지 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했다.
지난 26일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농업농촌부, 국가임업국 등 3개 부문은 신종코로나 방역을 위해 야생동물 거래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를 해결할 때까지로 기한을 정했다.
환자가 1만명에 육박할 만큼 신종코로나가 무섭게 퍼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금지령에도 야생동물이 계속 팔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호흡기 질병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의 화난(華南)수산시장에서 팔린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오소리와 대나무쥐 같은 동물을 거론한 바 있다.
이후 야생동물을 산 채로 파는 화난시장 내 가게의 메뉴판이 중국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메뉴판에는 오소리, 대나무쥐, 도마뱀, 여우, 코알라 등 100여종의 야생동물의 가격이 나열돼 있다. 사스 대유행의 주범으로 알려진 사향고양이도 포함돼 충격을 줬다.
많은 과학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에서 다른 동물로 옮겨졌다가 인간으로 전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로 옮겨진 뒤 이 사향고양이를 통해 다시 사람에게 전파됐다.
미국 동물보호단체와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가 사스 대유행 후 3년이 지난 2006년 중국 내 16개 도시에서 2만4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국인의 30%가 야생동물을 먹는 습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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