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소비자물가 1.5% 상승...14개월만에 최대 상승폭

조현석 부장

입력 2020-02-04 09:40   수정 2020-02-04 10:13

통계청은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5.79(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를 넘어선 것은 2018년 12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또 이번 상승폭은 2018년 11월(2.0%)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8월(0.0%) 보합, 9월(-0.4%) 사상 첫 마이너스(-), 10월(0.0%) 보합을 나타내고, 11월(0.2%)과 12월(0.7%)에도 0%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제기됐던 디플레이션 우려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작년의 경우 농산물 기저효과와 무상교육·건강보험 보장 정책 효과로 0%대 물가가 지속됐는데 올해 들어 농산물 기저효과가 끝나고 작황 악화로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이 상승했고 국제 유가도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2.5% 상승했다. 무(126.6%), 배추(76.9%), 상추(46.2%)의 상승폭이 컸고, 감자(-27.8%), 마늘(-23.8%), 고구마(-21.4%), 귤(-20.3%) 등은 가격이 큰 폭 내렸다.

공업 제품이 2.3% 오른 가운데 이 중 석유류가 12.4% 상승해 전체 물가를 0.49%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류는 2018년 7월(12.5%)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전기·수도·가스는 1.5%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는 0.8%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1.7% 상승한 가운데 특히 외식 외 서비스가 2.3%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44%포인트 끌어올렸다. 집세(-0.2%)와 공공서비스(-0.5%)는 하락했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1%를 밑돌았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9% 상승했다. 작년 8월(0.9%)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8% 올랐다. 작년 8월(0.8%)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통계청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1%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안형준 심의관은 "기저효과 종료로 올해 물가상승률이 1%대 초중반 수준으로 갈 것이라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판단이 유효하다고 본다"며 "다만 (무상)교육과 보건 정책이 유지돼서 물가가 크게 오르기보다 1% 초반 정도가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은 지난달 20일 이후 본격화된 만큼 다음달 지표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 심의관은 "신종코로나 전개 상황에 대해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는 물가에 두드러진 영향이관측되지 않았고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는 전체 물가보다 레포츠·놀이시설 이용료 등 일부 품목에 영향이 있었으며 한 분기 정도 하락했다가 사태 종료 후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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