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시가 8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와 함께 대중목욕탕에 있었던 시민들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이들 이용객이 70여명이나 되는 데다 이들이 확진자와 함께 대중목욕탕에 머물렀던 것이 벌써 10일째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4일 군산시에 따르면 확진자 A(62·여)씨가 군산시내 대중목욕탕인 아센사우나를 이용했던 것은 지난달 26일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께까지다.
이 시간대에 A씨와 함께 여탕을 이용한 사람과 종업원은 총 84명이다.
군산시가 목욕탕 입구의 폐쇄회로(CC) TV와 매출 전표 등을 분석해 확인한 것이다.
문제는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9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머지 75명은 신원 파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A씨가 돌아다녔던 음식점이나 내과, 대형마트 등과 달리 목욕탕 외부에만 CCTV가 있는 데다 이마저도 해상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했다는 점도 일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26일부터 10일째 75명이 보건당국의 관리를 받지 않은 채 시내를 활보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일부 이용객은 A씨와 밀접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관련 업무를 맡은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반이 뒤늦게 입장을 바꿔 지난 3일에야 군산시에 신원 파악을 요청한 것도 일을 꼬이게 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확진자가 확인된 지난달 31일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반이 내려와 신원 파악을 위한 자료를 모두 넘겨줬는데, 뒤늦게 우리에게 신원 확인을 요청해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군산시는 75명을 찾는 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나섰다.
군산시는 먼저 신용카드 전표와 현금영수증 등을 확보해 카드사와 세무서에 각각 이름과 연락처 등을 요청했다.
또 경찰과 협조해 CCTV 속의 시민을 찾고 있으며 통장 회의를 소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사우나 주변에는 자진 신고를 요청하는 현수막을 일제히 내걸었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70여명 가운데 감염자가 있을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놓고 최선을 다해 확인작업을 하고 있지만, 속절없이 시간이 흐르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군산 8번 환자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