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객 돈으로 술접대"…키움증권 내부통제 2년간 '구멍'

박해린 기자

입력 2020-02-13 10:37   수정 2020-02-13 10:44


최근 키움증권의 투자컨텐츠 부서장 A씨가 직위 해제됐다.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해당 부서의 프리랜서들, 이른바 `증권투자 전문가`에게 약 2년간 술접대 등 향응을 받아 온 것이 징계의 이유로 밝혀졌다.
A씨가 속한 부서는 키움증권이 2003년부터 실시해 온 온라인 투자자문 서비스 `키워드림`을 맡아 운영하는 조직이다.
현재 15명의 증권투자 상담사가 속해 있으며, 이들은 자신의 회원에게 온라인 방송과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투자 정보를 제공한다.

(키움증권 온라인 투자자문 서비스 키워드림 홈페이지 화면)

상담사들은 왜 고객이 아닌 부서장에게 잘 보여야 했을까.
15명의 상담사들은 소속만 키움증권일 뿐 기본급도 없다.
회원들이 낸 수수료의 일정 부분을 월급으로 받는다.
즉, 자신이 관리하는 회원 수가 본인 수익으로 직결된다.
이 과정에서 부서장의 권한은 막강했다.
부서장은 일반 서비스만 담당하는 상담사와 소위 `돈이 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담당할 수 있는 상담사를 지정할 수 있다.
여기에 회원 모집 과정에서 강력한 유인인 `베스트 컨설턴트`를 선정할 수 있는 권한도 가졌다.
현재 키움증권은 고객에게 상담사의 수익률을 공개하지 않는다.
`용의 머리에 올라타라`, `고수 양성`, `슈퍼 매직` 등 모호한 투자 철학과 전략만 제시할 뿐이다.
상담사에 대한 실질적, 객관적인 정보가 부족한 고객들은 A부서장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베스트` 상담사의 회원으로 가입할 가능성이 크다.
부서장의 막강한 권한이 상담사의 수입으로 이어져 부서장의 지갑으로 돌아오는 병폐가 2년간 지속됐다.


(키움증권 온라인 투자자문 서비스 `키워드림` 홈페이지 화면)
A부서장이 받은 술 접대 등 향응에 대한 비용은 회원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일단, 키워드림의 회원으로 가입하면 해당 계좌의 주식 거래 수수료는 약 10배 뛴다.
상담사가 추천한 종목을 매매하지 않고, 개인적인 판단으로 거래를 하더라도 해당 계좌에서 발생하는 모든 거래에는 0.15%의 수수료가 붙는다.
수수료 수익의 일정 부분은 상담사에게 돌아간다.
가입을 유지하려면 상담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최소 500만 원에서 1500만 원의 예탁 자산을 충족해야 한다.
해지하고 더 이상 추가 수수료를 물지 않으려면 15일간 해당 계좌로 주식 거래를 하지 않아야 한다.
회원들은 키움증권을 믿고 금전적, 시간적 비용을 모두 투자한 것이다.
구멍 난 내부 통제가 회원들의 자산 하락, 키움증권의 신뢰도 추락 등의 후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 지난 6일 한국거래소가 주최한 `2019년도 컴플라이언스 대상`에서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가 내부통제 우수부문 대상을 받았다. 앞줄 왼쪽부터 김신 SK증권 대표이사,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뒷줄 왼쪽부터 송준상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위원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최준우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오세정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본부장/한국거래소 제공)
A부서장이 상담사에게 향응을 강요했는지, 상담사가 자발적으로 향응을 제공했는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미흡한 내부 통제와 시스템화되지 않은 권한의 만남은 권력을 낳았다.
각종 청탁과 향응을 궁극적으로 막는 방법은 청탁이 생기는 구조를 고치는 것이다.
키움증권 측은 "해당 부서장을 직위 해제하고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A부서장 개인을 징계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원인을 잡지 않고 증상만 해결하는 것은 마치 흰머리를 뽑고 나서 젊은이가 됐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한편, 키움증권은 지난 6일 한국거래소가 주최한 `2019년도 컴플라이언스 대상`에서 내부통제 우수부문 대상을 받았다.
이 상은 금융위원회 위원장상으로, 거래소는 키움증권이 적극적인 내부통제 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56개사 중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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