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의 한 클럽에서 20대 남성을 끌고 나온 뒤 발길질 등으로 숨지게 한 태권도 유단자 3명의 재판에서 당시 폭행에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민철기 부장판사)는 13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 김모(21)·이모(21)·오모(21)씨의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을 청취했다.
김씨 등 3명은 지난달 1일 오전 3시께 광진구 화양동 유흥가의 한 클럽에서 시비가 붙은 피해자 A씨를 밖으로 끌고 나온 뒤 근처 상가로 데려가 함께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세 사람은 모두 체육을 전공하는 태권도 4단 유단자였다.
수사 결과 이들은 범행 당일 클럽에서 피해자 A씨의 여자친구에게 `함께 놀자`며 팔목을 잡아 A씨와 시비를 벌이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클럽 안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종업원이 제지하자 A씨를 밖으로 데리고 나간 뒤 길에서 넘어뜨리는 등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씨 등이 A씨를 인근 상가 건물로 데려가 저항하지 못하도록 벽에 몰아붙인 뒤 무릎과 발로 얼굴 등을 수차례 가격해 의식을 잃게 한 것으로 파악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주막하 출혈(뇌출혈)로 끝내 사망했다.
이날 법정에서 변호인들은 공통으로 "A씨가 사망할 것이라는 예견 가능성이 없어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또 김씨 등이 A씨를 폭행하기는 했지만 사망의 결정적인 원인인 얼굴 가격은 하지 않았거나, 가격했더라도 충격이 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살해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살인죄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대신 변호인들은 살인 혐의가 법정에서 유죄로 인정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검찰이 예비적 공소사실로 제기한 상해치사 혐의는 인정했다.
김씨 등은 당초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됐으나 검찰은 범행에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해 지난달 3일 이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다음 공판은 3월 30일 진행된다. 검찰은 당시 목격자 2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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