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선거용' 혁신도시, 지방 갈등 부추긴다

전효성 기자

입력 2020-02-14 17:57   수정 2020-02-14 17:53

    대전·충남vs대구·경북 '충남 혁신도시' 놓고 갈등
    혁신도시, 선거철이면 지역 공약으로 급부상
    정치권 입김…중구난방 흩어진 공기업·공공기관
    "정치 이해관계보다는 개발효과 먼저 살펴야"
    <앵커>

    앞서 리포트에서 살펴보신 것처럼 10여 년 전 전국에 들어서기 시작한 혁신도시는 아직까지도 미완성 상태입니다.

    하지만 총선을 약 두 달여 남겨놓은 지금, 또다시 혁신도시는 정치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전효성기자입니다.

    <기자>

    충남도청이 근처에 위치한 내포신도시 일대.

    '충남에 혁신도시를 지정해달라'는 현수막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충남은 혁신도시를 둘러싸고 타지역과 갈등이 첨예화되는 지역입니다.

    혁신도시가 없는 곳에 혁신도시를 짓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균특법) 개정안'이 국회 논의 중인데, 현재 혁신도시가 없는 지역은 대전·충남 뿐입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전·충남에는 의무적으로 혁신도시를 지어야 합니다.

    혁신도시는 법적으로 공기업과 공공기관 이전까지 뒤따르도록 돼있습니다.

    '사실상 대전·충남을 위한 개정안'이라는 지적이 나왔고, 충남과 접해있는 대구·경북 일부 국회의원들은 균특법 개정에 제동을 걸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충남도지사를 비롯, 충남에서 총선을 준비 중인 예비후보들까지 충남 혁신도시를 막는 대구·경북 의원들을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혁신도시가 도정을 넘어 지역 총선 이슈, 지역 갈등 이슈로 급부상한 셈입니다.

    지역발전의 중심축이 되는 혁신도시는 매 선거때마다 핵심 공약거리로 활용돼왔습니다.

    특히 공기업과 연구원·병원 등의 지역 분원을 혁신도시로 추가 유치하겠다는 공약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히다보니 지금까지 옮겨간 공기업들만 봐도 뒤죽박죽으로 옮겨간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에너지 관련 기관의 경우 한국전력공사·한국전력거래소는 전남,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전북으로 흩어졌습니다.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은 정반대편인 경북으로 이전했습니다.

    경북, 충북, 세종, 서울로 흩어진 법률 관련 기관도 마찬가지입니다(경북: 대한법률구조공단·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충북: 법무연수원 / 세종: 한국법제연구원 / 서울: 정부법무공단).

    혁신도시가 산업적 연관성을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보다는 '공기업 나눠갖기'로 전락한 셈입니다.

    이같은 부작용이 여전한데도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상당수 예비후보들은 또다시 혁신도시에 관한 청사진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진형 /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정치적 논리에 의해서 기관들을 이전하다 보니까 여러 문제점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혁신도시나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을 추진할 때는 입지라거나 규모의 경제라거나 기관의 성격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보고…"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혁신도시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정치적 이해관계보다는 개발효과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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