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마스크, 방호복 등 장비가 부족하다는 의료진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현지시간 14일 뉴욕타임스(NYT)는 우한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이 주변에 마스크 등을 구걸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고초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병원 직원들은 닳은 마스크에 테이프를 붙이고 신발을 비닐봉지에 감싸가며 일하는 실정이다.
일회용 장비 부족의 폐해는 특히 크다. 의료진들은 한 번만 쓰도록 만들어진 고글을 재사용하며, 오랜 기간 일부러 식사를 피하기도 한다. 화장실에 가려면 입고 있는 가운을 폐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한대학 중난병원 소속 펑 즈융 의사는 "하루 중 한 번씩만 쉴 수 있다"며 "한 번 떠나면 가운을 다시 못 입기 때문"이라고 NYT에 말했다.
의료진들은 사비로 장비를 구매하거나, 국내외에서 오는 기부 물자에 의존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부는 인터넷을 통해 공개적으로 장비를 더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진들의 코로나19 감염 사태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국가위건위)는 지난 11일 기준 전국에서 의료진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1천716건에 달하며, 이는 전국 확진 환자의 3.8%라고 밝혔다.
우한 한커우 병원의 의사인 장 러는 의료 마스크를 더 달라고 호소하는 인터넷 게시물에서 "처음으로 체제에 맞서며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의료진들에게 장비가 부족하게 된 데에는 우한을 포함한 여러 도시에 내려진 정부의 `봉쇄 조치`가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봉쇄식 관리 덕분에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사그라들었지만, 그만큼 의료 장비의 생산과 유통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곳곳에 내려진 통행 제한 명령으로 장비의 이동이 어려우며, 인력과 원자재가 유통되지 않아 생산 공장들도 잘 가동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마스크, 가운 등을 운송하는 트럭의 신속한 통과를 위한 `녹색 통로`를 마련했지만 이조차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신경보에 따르면 최근 의료 장비를 가져오기 위해 우산을 나선 한 트럭 운전사는 체온 측정을 위해 이동 도중 무려 14번이나 멈춰서야 했다.
후베이성 샤오간으로 장비를 전달하고 있는 궈 페이는 최근 샤오간에 위생장갑을 가지러 갔을 때 현지 경찰에 의해 8시간이나 붙잡혀 있었다고 NYT에 전했다.
중국의 의료진들이 부적절한 장비를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중국 의료진들이 지금까지 따라온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침은 수술용 마스크를 사용하라고 권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의료진에게 수술용 마스크보다 더 작은 입자까지 막아내는 N95 마스크 사용을 지시하고 있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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